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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그럴 듯하게 픽션을 가미한 사극(史劇) 영화들이 최근 많이 상영되고 있다.

작가의 상상으로 쓰여졌다고는 하나 멀쩡한 남성을 여성으로 둔갑시킨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미인도>가 그렇고,  여자가 아닌 자제위(子弟衛) 남자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고려 공민왕의 동성애를 다룬 영화 <쌍화점>,
그리고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으나 역사보다 뜨거운 이야기’ 운운하며 천민과의 사랑을 그린 황진이가 없는 영화 <황진이>가 또한 그렇다.
 

이번에는 조선말 비운의 황후였던 명성황후(明成皇后)에 대한 순수하고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상영되고 있다.

이 영화는 무협작가 야설록의 동명(同名) 무협소설 <불꽃처럼 나비처럼>을 원작으로 하여 ‘불꽃처럼 뜨겁고 나비처럼 순결한 사랑’ 운운하며 비운의 조선 황후였던 명성황후 민자영(수애)의 애틋하고 가슴시린 사랑이야기라고 설명하고 있다.
 

 

                                                                                       진출처 : Daum 영화

  

이들 사극영화들의 공통점을 보면, 역사적 인물에 대하여 시대적 배경만 인용하였을 뿐, 새로운 의미로 재조명한다는 미명하(美名下)에 본래의 인물과는 전혀 다른 존재로 각색한 픽션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설이나 영화의 특성상, 소재선택이나 표현의 자유를 논하지 않더라도 어차피 사실에 근거하기 보다는 픽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실존 인물에 대해서만큼은 역사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라든지 사실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이라는 미명(美名) 하에 편협(偏狹)된 시각으로 역사적 인물을 왜곡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 것인지 한편으로는 우려되기도 한다..

 

                                                                                        진출처 : Daum 영화

  

이 영화의 볼거리는, 숨 막히는 긴장감과 재미를 더해주는 스펙터클한 검술장면 등이 아닐까 한다..
특히, 대원군의 호위무사 뇌전(최재웅)과 무명(조승우)이 나룻배에서 처음만나, 장봉을 이용한 공격이라든지, 물을 차고 오르며 상대방을 공격하는 장면 등의 현란하고 다이나믹한 검술 액션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百媚)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긴장감과 멋들어진 장면을 연출한다.  

또한, 경회루에서 처음으로 전기불을 점등하는 날, 행사장 앞마당에서 벌인 또 한 번의 검술 액션장면은 비록 CG에 의한 것이었다고는 하나 환상적인 비주얼 장면을 보는 듯 하였으며,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장면에서 그녀를 끝까지 지키기 위해 자신의 발등에 칼을 꽂으며 죽어서라도 이 자리를 지키겠다는 무명의 결연한 장면에서는 코끝이 찡함을 느끼게도 한다.. 

이 영화는 또한, CG에 의한 현란한 검술 비주얼뿐만 아니라, 원시 자연이 그대로 남아 있는 우포늪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이 영화의 아쉬움이라면, 눈에 거스릴 만큼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몇몇 장면들이라든지, 검술장면의 과도한 CG로 인해 비주얼은 있을지언정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점들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황후로 간택받은 처녀가 혼자 먼 여행을 떠난다는 것도 그렇고, 천민과도 다름없는 뱃사공 무명과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사랑을 느낀다는 설정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종의 친정선언으로 잃어버린 권력을 되찾고자 광화문으로 입성하려는 대원군(천호진)의 군사와 이를 막으려는 홀홀단신 무명이 맞서는 경복궁 앞 대결장면에서는 사람들로 북적거려야 할 장소임에도 마치 허허벌판 야외전투를 보는 듯 황량하기까지 하다. 

필자의 단견(短見)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가 순수한 마음으로 천민을 사랑한 명성황후의 애틋한 마음을 그리려 하였다고는 하나, 조선말 긴박한 정치상황의 중심에 있었던 명성황후라는 캐릭터에 비해 진부한 사랑 타령만으로 도배한 것은 걸맞지 않는 설정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다.. 

명성황후라는 캐릭터 자체가 조선말 안 밖에서 전개되는 긴박한 정치상황 속에서, 안으로는 시아버지 흥선대원군과의 갈등, 그리고 밖으로는 세계열강 세력들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뇌하던 명성황후였기에, 순수하고 애틋한 사랑타령에 올인 하기보다는 지략가 명성황후라는 캐릭터에도 좀 더 비중을 두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불어, 소위 한 국가의 황후가 일본 사무라이 낭인 집단에 의해 건청궁(乾淸宮)에서 무참히 살해당하는 치욕과 수모에 대해서도, 명성황후를 지키려는 호위무사 무명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명성왕후의 비장한 모습에 좀 더 비중을 두었으면 어떠했을까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蛇足>
사랑하는데 무슨 신분의 귀천이 있고 또 무슨 이유가 있겠느냐고 하겠지만, 나룻배 한번 같이 탓다고 황후로 간택된 명성황후가 뱃사공을 사랑하게 되는 설정이라든지, 그리고 이들의 정사장면을 연상케 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도대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스럽다. 

영화가 아무리 픽션이라 할지라도 실명을 사용한다면, 픽션이라고 치부하기엔 그것은 그 사람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 아닐까?..지체 높은 규수집 처녀와 천민과의 애틋한 사랑을 표현하고자 하였다면, 굳이 명성황후 캐릭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천민과의 사랑을 다룬 영화 <황진이>를 보는 것 같아 왠지 씁쓰름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Posted by kangda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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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amerisleep.com/adjustable-beds.html BlogIcon craftmatic adjustable bed 2011.12.28 16: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실존 인물에 대해서만큼은 역사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라든지 사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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