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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관객의 마음을 하얗게 태워버린 영화, 백야행(白夜行)

by kangdante 2009.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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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CSI 과학수사대>처럼 과학적인 수사에 의해 범인을 검거한다든지, <셜록 홈즈>나 <형사 콜롬보> 등과 같이 인간의 심리와 추리를 통해 조작된 알리바이나 증거를 밝혀내는 추리 스릴러 내용이 되었던, 우리 관객들은 범죄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이처럼 외국 드라마나 영화뿐만 아니라, 우리 영화 <추격자>, <세븐 데이즈>, <검은 집> 등과 같이 최근 상영되었던 범죄스릴러 영화 역시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과 함께 흥행에 성공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한편, 또 하나의 범죄 스릴러 영화 <시크릿>이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어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처럼 범죄 스릴러 장르에 관객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로 설명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아마도 범죄 스릴러만이 지니고 있는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숨가쁜 추적과정에서 전해지는 긴장감과 스릴, 그리고 범인을 찾아가는 동안 반전(反轉)에 반전을 거듭하며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영화 <백야행>은 일본의 <기시 유스케> 원작소설을 영화화 한 사이코패스 스릴러 영화 <검은 집>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라 한다.

이 영화는 <하얀 어둠 속을 걷다>라는 영화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 밝은 햇빛을 그리워하며 어둠속 음산한 삶을 14년간 살아온 사람들의 가슴시린 이야기이다.
“태양아래서.. 걷고 싶어!!.. ”

이 영화는 출소한지 얼마 안되는 한 사내가 잔인하게 살해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이 살인사건은 14년 전 인천항구의 한 폐(廢)선박에서 발생하였던 살인사건과 관련있는 것으로 수사가 진행되며, 영화는 이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사건을 실마리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간다.

14년 전, 살인사건 피해자의 아들이자 가해자인 어둠의 자식 김요한(고수)과 살인사건에 깊숙이 개입되어있으면서 김요한을 이용하여 부(富)와 명예를 한꺼번에 가지려고 하는 겉과 속이 다른 팜므파탈 유미호(손예진), 그리고 그 당시 아들의 도움으로 사건을 조사하려다 오히려 아들을 잃고 폐인이 되다시피 한 형사 한동수(한석규).
이들 간에 얽히고설킨 애증(愛憎)의 과거시간들은 슬픈 과거와 함께 하나하나 그 진상이 드러난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영화 <백야행>은 원작의 방대한 분량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보통 영화의 상영시간보다 길다고 할 수 있는 135분의 상영시간이지만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것은 아마도 사랑을 지키기 위해 14년 동안 하얀 어둠속을 걸어온 요한의 우수어린 눈빛과 한 여자를 향한 그림자 사랑, 그리고 순수하고 가련한 아름다움이 함께 어우러져 남자라면 누구나 지켜주고 싶은 착하디 착해 보이는 유미호의 순백의 아름다움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켜줄게.. 끝까지..”

이 영화는 한편으로, 뒤틀린 인간의 욕망과 섬뜩한 본능에 사로잡힌 인간들의 일그러진 자화상과 사랑을 위해 아버지를 비롯해 계속되는 살인까지 마다하지 않는 도덕불감증, 그리고 부(富)와 명예를 얻기 위해서는 애처로운 그림자 사랑마저도 이용하는 물질만능주의가 관객의 마음을 하얗게 질리게 한다...
“네!~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 영화는 특히, <쉬리>를 시작으로 최근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서처럼 이제는 경찰 캐릭터가 단골이 되어버린 한석규, 우수에 깃든 눈빛만으로도 여성의 동정심을 유발하는 고수, 그리고 <무방비 도시>에 이어 또 다른 팜므파탈을 연기한 손예진 등에 의해 관객들 자신이 스스로 영화속 주인공으로 빠져들게 한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은, 이 영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살인사건 공소소효 15년을 겨냥하여 14년 후의 이야기를 말하고 있지만, 공소시효가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살인을 저지르게 함으로써, 이야기의 연결고리라 할 수 있는 공소시효가 무의미해지고, 또한, 또 다른 살인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고이 잠자고 있는 환자를 억지로 깨워 수면제를 먹이는 결과를 초래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 초반부에 14년 전이라는 자막을 보여준 이후,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사건이 전개되는 관계로 다양한 인물들의 연결고리를 자칫 놓칠 수도 있어 이야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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