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비주얼이 돋보이는 변신로봇 영화, 트랜스포머(Transformers)
영화 ‘트랜스포머(Transformers)’는 자유자재로 자동차ㆍ헬리콥터ㆍ전투기 등으로 변신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라는 변신 로봇을 앞세워, 허리우드 블록버스터 오락영화의 또 다른 획을 그은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허리우드의 대표적 블록버스터 오락영화라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슈퍼맨ㆍ배트맨ㆍ아이언맨 등 초능력적 힘을 가진 정의로운 주인공이 통쾌한 스릴과 액션으로 악당들을 무찌르는 <~맨> 시리즈 영화와는 차별화된 영화라 할 수 있다.
옛날 어린 시절에 만화나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자주 보았던 로봇을 기억해 보면 태권V나 마징가Z 등이 생각나겠지만, ‘트랜스포머’는 일본과 미국의 합작 로봇 장난감으로 1984년에 처음으로 TV 애니메이션을 시작한 이래 게임과 장난감 등으로 세계적 인기를 누렸던 로봇 캐릭터라고 한다.
어느 나라 로봇이 되었던 어린이들에게 꿈을 키워주었던 변신 로봇이 이번에 정교한 CG의 힘을 빌려 새로운 ‘트랜스포머’로 창조되었으며, 영화의 내용과는 관계없이 로봇 장난감 마니아들로부터 절대적 찬사를 받기에 충분한 만화 같은 로봇 영화가 탄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초반부에 카타르 사막에서 작전 중인 미군 특전사령부를 위협하는 거대한 전갈 로봇(스콜포녹)의 공격에서 보듯, 영화 ‘트랜스포머’는 영화 ‘아일랜드’의 마이클 베이(Michael Bay) 감독과 영화 ‘쥬라기 공원’의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라는 허리우드 블록버스트 SF영화의 거장(巨匠)이 함께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볼거리가 대단하며 애호가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만큼 관객을 압도하는 장면들이 압권이다.
영화 ‘트랜스포머’는 처음서부터 끝까지 마치 “CG는 이렇게 만드는 것이다”를 강조하듯 관객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현란한 비주얼 화면으로 전편에 걸쳐 관객을 압도한다.
이 영화의 볼거리라면 단연코, 미군 공군기지를 침공하는 블랙아웃(헬리콥터)이라든지, 도심을 가로지르며 샘 윗위키(샤이아 라보프)를 끈질지게 공격하는 스타스크림(전투기), 바리케이트(경찰차) 등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악의 축 디셉티콘(메가트론) 로봇과 스포츠카에서부터 승용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종을 선보이며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정의의 사자 오토봇(옵티머스 프라임)들이 아닐까 한다.
이들 디셉티콘과 오토봇들은 영상 혁명이라 할 정도로 업그레이드된 화려한 CG기술을 러닝타임 135분 동안 내내 선보인다. 어릴 적 변신 로봇에 대한 기억이 있거나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 속 멋진 변신 로봇과 자동차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본전을 뽑았다고 할 만큼 다양하고 멋진 장면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영화의 아쉬움이라면, 전반부에는 어른 관객도 즐길 수 있는 영화로 시작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어린이 관객을 너무 의식한 듯한 이야기로 꾸며가는 것이 아쉽다면 아쉽다고 할 수 있다. 우습지도 않은 대사를 어린이적 코믹 쪽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많아진 것 같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의 막판에서 관객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트랜스포머들이 대책 없이 변신하며 때려 부수는 장면에서는 정말 조금은 쉬었다 갈 수 있는 여유가 아쉬웠던 부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희생 없이는 승리도 없다(No sacrifice, No Victory)” 라는 대사가 기억에 오래 남기도 한다.
정의를 수호하는 ‘오토봇’ 군단과 파괴자로 대변되는 ‘디셉티콘’ 군단간의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에너지원인 ‘큐브’의 위치를 알 수 있는 ‘깨진 안경’을 찾기 위한 쟁탈전이 이 영화 스토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지만, 후반부에 슬그머니 깨진 안경과 큐브의 존재를 흐지부지시킴으로써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영화의 허점을 스스로 드러내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어차피 이런 오락영화에서는 영화의 스토리보다는 비주얼을 우선하는 경향이 많으므로 놀이기구에서 롤러코스터나 바이킹을 탈 때 느끼는 그 짜릿한 흥분처럼, 그냥 영화를 보는 그 시간만큼은 영화 그 자체에 빠져드는 것도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
사족(蛇足)
영화의 전반부에 카타르 사막에서의 전갈 로봇(스콜포녹)의 공격, 자동차 마니아들을 위한 다양한 차종의 소개, 그리고 미카엘라(메간 폭스)가 샘의 자동차를 수리하면서 보여주는 관능미 정도가 어른 관객을 위한 유일한 서비스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