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람의 파이터’는 세계2차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일제 강점기 전후에 혹독한 입산수련으로 득도(得道)를 하고 하산하여, 일본의 전국 무도계를 하나하나 평정하였다는 한국인 최배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는 영화의 극적 전개를 위해 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으며, 한편으로는 이 영화에서처럼 내용의 전개가 조금 매끄럽지 못한 것은 아쉽다.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고 조선 전체가 암흑의 시대였던 일제 강점기 말년 무렵에 소년 최배달(양동근)은 어린 시절 정신적 스승이면서 머슴이었던 범수(정두홍)를 통해 택견을 배우며 강한 파이터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그를 즈음 범수가 독립운동 관련으로 연루되면서 자취를 감추게 되자, 스승을 잃은 배달은 복싱대회장에 뿌려진 항공학교 입학을 권하는 삐라를 접하게 되면서 비행사가 되기 위해 일본으로 밀항을 하게 된다.
일본으로 밀항한 최배달은 일본항공학교에 입학은 하였지만 그에게 다가온 현실은 항공기술 습득이 아니라 가미가제 특공대로 양성되는 것이었다. 그는 특공대를 거부하고 조센징이라는 차별에 대한 분노로 교관을 때려눕히게 된다. 이에 사무라이 후예인 가토(카토 마사야)대위가 그에게 그의 운명을 건 두 사람의 대결을 제의하여 한판 승부를 벌였지만 처참하게 최배달의 패배로 마무리 된다..
전쟁이 끝나고 방황하던 최배달에게 그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범수와의 기적 같은 만남이 이어지고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한 전환점이 되어주지만, 야쿠자에 의해 살해당한 범수의 주검 앞에서 자신의 무력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최배달은 범수에게서 건네받은 수련서를 움켜지고 입산수련을 결심한다. 살을 에는 듯한 고통의 혹독한 수련과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그 모든 고통을 이기고 드디어 득도(得道)에 성공하고 하산하여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며 일본 무도계를 하나하나 평정한다.
영화 ‘바람의 파이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엔딩이 너무 밋밋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인간의 한계를 넘나들며 고통스럽게 훈련하며 득도한 이유를 한 번에 무너뜨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내용처럼 입산수도하여 일본 무도계를 평정하는 것이 목표였는지는 몰라도,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고통을 참으며 무도를 배운 이유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토록 일본인에게 차별을 받았던 것에 대한 복수로 일본 무도계를 평정하는 복수를 하였다면 이제 독립된 고국으로 되돌아와 조국의 후배들을 양성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때문에, 영화 ‘바람의 파이터’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할지라도 영화의 실화 특성상 반전까지는 기대하지 못하더라도, 클라이맥스 정도는 연출함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다른 영화에서의 양동근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최배달의 캐릭터에 조금은 약해 보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새로운 그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만든 것 같기도 하다.
'영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킬러의 세계에 대한 잔혹하고 애잔한 느와르 영화, 우는 남자 (34) | 2025.07.19 |
---|---|
일탈을 꿈꾸는 중년 여교수의 은밀한 에로티시즘 영화, 사물의 비밀 (51) | 2025.07.05 |
비리 형사와 검은 돈을 둘러 싼 액션 범죄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48) | 2025.06.28 |
오해와 불신이 가져 온 인생막장에 대한 액션 범죄영화, 바람개비 (42) | 2025.06.21 |
미혼모의 애증(愛憎)과 집착이 불러온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앵커(Anchor) (70) | 2025.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