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인터넷뱅킹 해킹과 가족애에 대한 영화, 파이어 월(Firewall)

kangdante 2023. 9. 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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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이어 월(Firewall)’은 가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이 범죄행위라도 정당방위의 면죄부를 줄 것 같은 미국식 가족지상주의와 인터넷뱅킹 시대에 걸맞게 해킹이라는 소재를 적절히 가미한 영화로 러닝 타임 105분 내내 긴장감을 안겨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랜드락 퍼시픽 은행의 보안시스템 담당이사 잭 스탠필드(해리슨 포드)는 그의 부인 베스(버지니아 매드슨)와 두 아이들과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어느 날, 그에게 컴퓨터 도박 빚을 갚으라며 나타난 빌 콕스(폴 베타니)의 출현에 당황해 하며 자신의 정보가 해킹 당했음을 직감하고 신용정보를 확인한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한 것이었으며, 빌 콕스는 은행 시스템의 해킹을 통해 일확천금을 노리기 위해 잭과 그의 가족을 그동안 계속해서 감시해 왔으며, 또한 잭의 개인적인 정보를 모두 파악해놓은 상태로서 이제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 것이다.

 

사진출처 : Daum영화

 

빌 콕스는 그의 일당들과 함께 잭의 집에 침입하여 가족들을 인질로 잡고 해킹을 통해 1억 달러를 랜드락 퍼시픽 은행에서 자신의 계좌에 이체시킬 것을 요구한다. 

은행털이 소재는 영화의 단골 메뉴라 할 수 있으며, 역대 최고의 고전적 은행털이 영화 중 하나인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에서 무차별적으로 난사되는 총알을 맞으며 죽어가던 폴 뉴먼(Paul Newman)과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 두 사람의 애처로운 라스트 신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이 남아있는 영화이다. 

또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폭발물을 찾기 위해 뉴욕의 모든 경찰들이 동원되는 동안 연방은행을 폭파하여 보관중인 금괴를 털어 유유히 사라지는 다이하드3’라든지, 은행직원을 가장해 과감히 한국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해 가는 범죄의 재구성등은 은행털이라는 긴장감만으로도 영화의 스릴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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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Daum영화

 

한편, 오늘날처럼 인터넷으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사이버뱅킹 시대에서는 은행에서 직접 현금을 털거나 철벽으로 둘러싸인 금고를 터는 것이 아니라, 가상의 사이버 공간 속에 존재하는 현금을 순식간에 빼돌리는 사이버 해킹은 관객에게 새로운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엔트랩먼트(Entrapment)’에서는 캐서린 제타 존스(Catherine Zeta-Jones)의 육감적이고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새천년이 시작되는 단 몇 초의 시간을 이용하여 자신의 계좌로 거액을 이체시켜 버리기도 하였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영화 파이어 월에서도 이러한 사이버 해킹이라는 보이지 않는 위험에서 오는 긴장과 스릴,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족 인질이라는 범죄수단과 함께 치밀하게 계획된 빌 콕스의 전략과 가족을 지키려는 잭 스탠필드 두 사람간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심리적 두뇌싸움이 돋보인다.

 또한, 얼마 전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을 비롯하여 에어포스 원도망자등에서 보아온 해리슨 포드식 액션은 영화 내내 나름대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스릴 넘치는 장면들을 연출한다. 

한편으로 해리슨 포드의 모습이 클로즈 업 될 때마다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당시에도 환갑을 넘긴 원로배우였다는 사실은 세월의 무게를 느끼기에 충분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라 할 수 있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이 영화는 또한, 직장과 사회에서 지켜야 할 사회적 도리와 자식과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그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민하는 해리슨 포드를 보면서 “저 상황에서 너라면?” 하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지는 것 같았다. 

사족(蛇足)

마지막 장면에서 잭 스탠필드(해리슨 포드)가 단신으로 빌 콕스(폴 베타니)의 은신처로 처 들어가 악당들을 물리치고 가족들을 구출하는 설정은 아무리 해리슨 포드식 액션이라 해도 지나친 감이 있으며, 또한 의기양양 걸어 나오는 장면은 아무래도 눈에 거슬린다. 

차라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해리슨 포드가 붙잡혀가는 마지막 장면이었으면 조금은 더 찡하지 않았을까는 아쉬움이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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