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무도한 국가권력에 맞서는 영화, 본 얼티메이텀

kangdante 2023. 11. 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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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본 얼티메이텀(The Bourne Ultimatum)’은 핸디 카메라에 의한 근접 촬영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걸맞게 스릴과 긴장, 그리고 박력 넘치는 영화로 손꼽을 수 있겠지만 리얼 액션의 진수를 보여주었던 다이 하드 4’와 비교하면 다소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이 영화는 2002년의 본 아이덴티티2004본 슈프리머시에 이어 시리즈의 3번째 영화이며, 그래서인지 감독은 전편의 영화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해 영화의 후반부로 가면서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조의 대사를 많이 삽입하기도 하였다. 

영화 본 얼티메이텀은 개인보다는 국가이익을 우선하는 더블 타켓이나 센티넬에서처럼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생존을 위해서라는 미명(美名)하에 저지르고 있는 무리한 국가권력에 대한 내부고발을 콘셉트로 한 영화라 할 수 있다.

 

사진출처 : Daum영화

 

과거 냉전시대의 할리우드 첩보영화는 대부분 미국과 소련이라는 뚜렷한 이분법적 적()이 있었지만, 요즘처럼 탈냉전시대에는 이와 같은 이분법적 적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적과의 싸움이 더 현실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 국가의 존립을 위해서라는 대의명분 하에 개인의 가치나 존재는 철저히 무시하면서 국가권력을 휘두르는 내부의 적을 고발하는 영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영화 본 얼티메이텀블랙 브라이어작전에 의해 기억을 상실한 CIA요원 제이슨 본(맷 데이먼)이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 이유 없는 도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고 제거하려는 국가권력에 맞서 쫓고 쫓기는 스토리라 할 수 있으며 어찌 보면 3편까지 시리즈 영화로 만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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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Daum영화

 

그럼에도 이 영화의 볼거리라면, 지금까지 보아왔던 액션 스릴러 영화와는 전혀 다른 핸디 카메라에 의한 근접 촬영을 시도함으로써 보다 강렬한 긴장과 박진감을 전달한다는 점이다. 

또한, 쫓고 쫓기는 첩보전답게 런던마드리드모로코베를린파리뉴욕모스크바 등 전 세계 7개국의 로케이션을 통해 관객에게 짭짤한 눈요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이라면, 러닝타임 116분 동안 영화 내내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전편에 걸쳐 쉴새 없이 이어지는 핸디 카메라에 의한 과도한 근접촬영 화면은 관객의 눈을 너무 피곤하게 한다는 점이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정신없이 오가는 어지러운 근접촬영 화면에 필자(筆者)가 아직 익숙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화면이 너무 혼란스러워 눈의 피로를 느낄 정도이다. ()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특히, 대부분의 액션 영화가 장르의 속성상 그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스릴과 액션을 강조하다보니 파괴를 위한 파괴를 너무 남발한다는 느낌이다. 

자동차 추격전 장면 등에서 자동차가 마치 탱크라도 되는 듯 자동차를 무차별적으로 밀어 붙이거나 부딪치는 장면에서도 자동차는 끄떡없이 멀쩡하게 연출하는 것은 조금은 지나친 감이 있다 하겠다. 이런 장면들로 인해 과속에 의한 자동차 추돌사고를 유발하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문제라 하겠다. 

 

사진출처 : Daum영화

한편, 통신위성과 CCTV, 그리고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제이슨 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CIA의 정보망과 이를 오히려 역이용하며 교묘히 피해가는 도망자를 보면서, 스릴영화로서의 역동감과 재미를 관객에게 듬뿍 안겨주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주인공의 초인적인 모습에서 오히려 리얼리티가 부족한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기우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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