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미국인 정서에만 맞춘 최악의 공포영화, 클로버필드(Cloverfield)

kangdante 2024. 1. 1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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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로버필드(Cloverfield)’는 미국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자유의 여신상 머리가 싹둑 잘려 길가에 나뒹구는 것만으로도 미국인들에게는 간담이 서늘하고 무한한 공포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영화라 할 수 있다. 

85분간의 짧은 상영시간도 그렇지만, 한 마디로 말한다면 짧은 상영시간이 아쉽다는 말보다는 정말 허접한 최악의 영화 같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매년 오스카상 시상식 전날에 발표하는 골든 라즈베리 영화상(Razzie Awards 최악의 영화상)에서 작품상을 거머쥐어도 아마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 같은 영화라 할 수 있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영화를 보는 기준이나 취향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아마도 이 영화는 미국의 9.11 테러 이후 미국인들의 테러 공포심리 정서를 그대로 반영한 영화로써 미국인의 정서에 맞춘 영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영화 클로버필드는 눈에 보이는 공포나 위험보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공포가 더 크다는 것을 보여 준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영화가 괴물 공포영화라고는 하지만 스쳐지나가는 괴물의 모습을 한두 번 잠시 보여줄 뿐 영화 내내 괴물의 정체는 오리무중이다. 

또한, 영화의 전반적 흐름이 괴물을 피해가는 주인공들의 행적만 따라갈 뿐 다른 곳의 사정은 간간이 전해지는 뉴스 외에는 사태의 실체를 전혀 모른 채 오직 그들의 눈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위험을 인지하고 그에 대처해 가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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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Daum영화

 

따라서 이 영화는 줄거리도 없고 결말도 없는, 그야말로 평범한 미국의 소시민이 외국으로 떠나는 친구를 환송하는 파티장에서 정체불명의 거대괴물이 뉴욕 맨해튼 시내를 무자비하게 파괴하고 있으니 즉시 대피하라는 뉴스를 듣고 겪게 되는 파괴에 대한 공포심만 유발하는 영화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 동안의 괴물 공포영화가 관객에게 방관자적 관람을 강요했다면 이 영화는 실제 관객들이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위기상황을 체험하며 그들과 함께 공포심과 스릴을 체험해보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캠코더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한, 일종의 실험영화(實驗映畵)라 할 수도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감안한다 할지라도, 이 영화는 필자의 정서로는 2%가 아닌 20%가 부족한 영화라 할 수 있다.

 

사진출처 : Daum영화

 

특히, 이 영화에서 사용한 촬영기법이 사실적 상황처럼 느껴지도록 하기 위해 카메라를 손으로 들고 찍는 기존의 핸드 헬드(Hand Held)’ 방식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촬영 방식인 E.H.H(Extreme Hand Held)기법이라고는 하지만, 가끔씩 나타나는 노이즈 화면이나 사람들의 움직임과 관계없이 시도 때도 없이 흔들리는 화면만으로 사실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주변의 상태가 긴박하다고 해서 캠코더마저 필요이상으로 긴박할 필요는 없을 뿐 아니라 캠코더를 전혀 만져보지 않은 초보자도 그처럼 심하게 화면을 흔들리게 찍는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처럼 필요이상의 화면 흔들기는 오히려 산만한 느낌만 관객에게 보여줌으로서, 짜증만 증가 시키는 효과를 줄 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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