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 재난에 맞서는 공포 스릴러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짙은 안개로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공항대교에서 연이은 추돌사고 발생과 마지막 대형 트레일러 화물차가 전복되면서 교량은 아비규환이 되고, 그 와중에 호송 중이던 생체 칩을 이식한 군사 실험용 맹견들이 탈출하여 습격을 하게 되자 목숨을 건 교량탈출을 그린 재난 공포 스릴러 영화이다.
지난 2006년에 짙은 안개로 서해대교에서 29중 추돌사고가 발생하여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또한 성수대교가 붕괴되어 역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하였지만, 대교 붕괴로 인한 재난영화는 가장 먼저 하정우 주연의 ‘더 테러 라이브’ 영화가 생각나며 흥미롭게 보았던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영화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영화 초반 피랍사건 인질을 구출하는 방법에 대한 청와대 비서실장 회의에서 안보실장과 국방부장관이 극심한 의견차를 보이며 설전을 보이는 것으로 시작하여, 이 영화 또한 정치적인 관련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동서고금의 역사를 보면 정치인들은 언제나 말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고 입에 달고 말하지만, 실상은 자신의 권력 쟁취와 안위만을 위하며 백성들의 먹고사는 문제는 티끌만큼도 안중에 없다는 것이 바뀌지 않는 역사이다.
이 영화에서도 안보실장 정현백(김태우)은 오직 차기 대선에서의 자신의 승리만을 위해 '프로젝트 사일런스'가 본인이 계획한 것을 숨기며 인명구조보다는 사실을 은폐하려고만 한다.
한편으로는 이 영화가 이미 고인(故人)이 된 이선균이 출연한 영화로 더욱 관심이 가는 영화라 할 수 있으며, 안보실장과 뜻을 같이 하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출연한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 차정원(이선균)은 자신의 딸 차경민(김수안)을 유학 보내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공항대교에서 짙은 안개로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되며, 설상가상으로 안개 속을 질주하던 자동차가 대형 추돌사고를 발생시켜 공항대교는 그야말로 아비규환 아수라장으로 변하게 되자, 차정원은 급히 안보실장 정현백(김태우)에게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고 현장출동을 부탁한다.
한편, 극비리에 이송 중이던 군사 실험용 맹견들과 함께 동승하고 있던 '프로젝트 사일런스' 책임연구원인 양박사(김희원)는 ‘이거 잘못되면 너나 나나 다 죽어’ 하며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 맹견들을 실은 자동차가 전복되자 트레일러 자동차에 갇혀 있던 수많은 맹견들이 바깥으로 질주하고 사람들을 물어뜯기 시작한다.
차정원은 군인들에게 상황을 설명듣기 위해 그들에게 청와대 행정관이라는 신분을 밝히고 다가가지만 비상상황 중이라며 군인들은 차정원을 제지하며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
설상가상으로 갇혀있던 맹견들의 이식 칩에 오류가 발생하여 가둬두었던 명견들이 하나둘 자동차를 탈출하여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물어뜯으며 공격하기 시작하고, 맹견들을 사살하기 위해 특공대들이 도착했지만 맹견들은 하나둘 숨어 버리고 만다.
사람들을 물어뜯으며 공격하는 실험용 맹견들은 사실 에코9을 모태로 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에코9은 맹견들의 어머니라 할 수 있으며, 수많은 개들을 죽였기 때문에 사냥을 하는 것이 아니고 복수하는 것이라는 섬뜩한 말을 양박사가 하기도 한다.
이제 이도저도 못하고 공항대교에 고립된 차정원 일행을 비롯한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난폭한 맹견들을 피해 살아남아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다리가 붕괴되기 전에 교량을 탈출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만의 목숨을 건 사투가 시작된다.
이 영화는 ‘그럴 수도 있겠다’ 는 상상을 넘어 비현실적인 설정이 너무 많아 아쉬운 점이 많다. 짙은 안개로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자동차를 미친 듯이 질주하여 결국 대형 사고를 유발하게 한다는 설정이라든지, 주유소 주유비 문제로 시비가 붙은 렉카 기사 조박(주지훈)이 그 어려운 교통상황을 뚫고 어떻게 차정원이 있는 현장을 찾아와 합류할 수 있었는지, 영화 중반 교량의 주철탑이 이유도 없이 폭발하고 그 폭발로 인해 교량이 붕괴되는 설정이라든지, 그리고 마지막에는 오도 가도 못하고 교량에 고립되었던 그 수많은 자동차 운전자들이 어느새 사라지고 주인공 일행의 사람들만 남아 교량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 등이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범주를 넘어선 것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 장면에서, 교량이 붕괴되며 차정원이 추락할 위기에 처하자 차경민이 자동차 케이지와 조박의 차를 연결하여 다리 끝에 매달리게 하여 살아남는 장면은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가 주연이었던 피랍 비행기에서 탈출하는 영화 ‘에어 포스 원’의 구출장면이 생각나기도 하였다.
사족(蛇足)
영화 마무리에서 바다 속에 빠져 죽은 줄 알았던 에코9이 바다에서 빠져나와 다른 한 마리와 함께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 장면이 반전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설마 시즌2를 염두에 둔 암시가 아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