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특별전시, ‘태평계태평(太平繼太平)’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의 뿌리와 서울 사람의 생활, 현대 서울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설전시와 함께 서울의 역사ㆍ문화를 증언하는 다양한 기증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이다.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A에서는 지난 2024. 12. 13(금)부터 오는 2025. 3. 9(일)까지 ‘태평계태평(太平繼太平) : 태평성대로 기억된 18세기 서울’ 특별전을 전시하고 있다.
‘한양 전경도’는 한양의 도시 풍경을 한눈에 담은 그림으로, 18세기 후반의 한양은 시장 경제의 발달로 인구 30만 명에 이르는 대도시로 성장한 모습을 그렸다.
그림의 화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으나, 응봉 아래 중층으로 그려진 창덕궁 인정전과 원각사 백탑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숲처럼 빼곡히 들어선 민가와 그 속의 백성들을 그렸다.
이번 특별전시는 역사적 중흥기와 태평성대로 기억되는 18세기 서울을 조명하는 전시이며, ‘탕평(蕩平)’을 이념으로 삼아 변혁을 일으키고 백성의 삶을 개선하려 했던 영조와 정조 두 군주의 시대를 조명하고 있다.
‘태평성대(太平聖代)’는 어진 임금이 다스려 백성들이 평안한 시대를 의미한다고 하며, 조선 시대에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만, 영조와 정조의 시대가 태평성대로 꼽히고 있다.
이번 특별전시 전시품으로는 한양 전경도를 비롯하여 국가ㆍ시도지정문화유산 11건과 도성대지도(서울시유형문화유산) 등 200건을 선보이고 있다.
성시전도(城市全圖)는 18세기 서울의 도시풍경을 태평성대로 그려낸 작품으로 태평성대의 꿈과 이상을 서울의 풍경에 담아낸 글과 그림을 말하며, 오늘날까지도 18세기 조선을 태평성대로 기억하게 하는 매개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영조가 즉위한 18세기 초반의 현실은 탕평과 태평 모두가 거리가 멀었으며, 편을 나눠 옳고 그름을 다투던 붕당(朋黨)간의 갈등이 격화되어 마침내 서로의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영조는 이를 타개하고자 탕평을 내세워 당파간의 싸움을 멈추고 지혜로운 인재를 등용하여 백성을 위한 정책을 펼쳐갔으며, 영조의 뒤를 이은 정조 또한 탕평책을 계승하며 태평성대를 꿈꾸었다.
18세기 화가들은 자신의 눈에 비친 서울의 자연과 거리풍경을 화폭에 담았으며, 겸재 정선(鄭敾)에 의해 우리나라 산천을 그린 진경산수가 유명하였다.
한편 김홍도ㆍ신윤복은 도시민의 삶을 주제로 사람들의 일상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풍속화를 그렸으며, 이처럼 아름다운 산세에 둘러싸인 도시공간과 도시민의 삶을 한 폭에 담아낸 성시전도(城市全圖)의 밑바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