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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가족애가 돋보이는 공포 코믹영화, 괴물

by kangdante 2025.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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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괴물은 한강에 나타난 돌연변이 기형(畸形) 물고기 괴물이라는 볼거리와 조금은 모자란 듯한 행동에 오히려 친근감과 웃음을 유발하게 하는 주인공 캐릭터, 그리고 가족애(家族愛)라는 끈끈한 감동이 한데 어우러져 공포영화라기보다는 코믹과 볼거리 재미를 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SF공포 괴물영화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1987년의 에이리언(Alien)’에서부터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는 우선 기본적으로 짜릿한 흥분을 자극하는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관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던 것 같다. 

영화의 재미는 보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각각 다를 수 있고 액션이나 코믹 등의 볼거리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겠지만, 영화가 영상을 통해 보여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영화에서의 볼거리는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영화 괴물은 그런 점에서 서울의 대표적 시민휴식처인 한강시민공원에 기형 물고기 괴물을 출현시키는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흥분을 자극하였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재미인 웃음과 가족애라는 감동을 첨가하였으니 분명 볼만한 영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괴물이 돋보이는 또 하나는 한강에 나타난 괴물에 의해 빼앗긴 가족을 찾으려는 가족의 눈물겨운 가족애도 있겠지만, 웃음을 유발하는 강두(송강호)의 코믹 캐릭터를 통해 이 시대가 안고 있는 사회적 이슈들을 넌지시 찔러보는 측면에서도 점수를 주고 싶다. 

이런 측면은 화성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하여 만든 봉준호 감독의 전작(前作)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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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Daum 영화

 

서울시민들의 대표적 휴식처인 한강시민공원에서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희봉(변희봉)은 그의 아들 강두(송강호)가 손님들이 주문한 오징어 뒷다리를 끊어 먹었다며 철없는 아들에게 티격티격 잔소리를 하지만 희봉 가족은 오늘도 행복하다. 

강두는 세상 모든 것에 별로 관심과 걱정이 없으며 지극히 단순하고 태평한 사고방식을 지닌 전형적인 소시민이며, 그의 어눌한 말투 등 나이에 비해 다소 철이 없지만 그에게 삶의 유일한 낙이자 행복이 있다면 그건 바로 그의 딸 현서(고아성)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매점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게 하루 일과이고 평소에 잠이 많아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시로 잠을 자지만, 현서 목소리만 들리면 맨발로 뛰어나가 그녀를 맞이할 정도로 그에게는 오직 현서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한강 둔치 위로 올라와 사람들을 거침없이 깔아뭉개고 무차별로 물어뜯기 시작하면서 순식간에 한강시민공원은 아수라장으로 돌변하고, 현서는 괴물에게 물려 한강 속으로 사라진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한강에 괴물이 출현하였다는 놀라운 소식을 접한 언론은 괴물에 접촉하였던 사람은 치명적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보도하게 되고, 이에 놀란 서울시민은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된다. 

비오는 거리에서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 틈에서 누군가 기침을 하며 가래침을 물이 흥건한 길거리에 내뱉자, 그 물이 자동차에 의해 신호등을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튀자 기겁을 하는 시민들은 모습이 웬지 애잔하다. 

그런가 하면,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인지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강시민공원에 아무런 의미도 없는 연막소독만 되풀이 하고, 그 와중에도 뒷돈을 챙기는 행정당국까지 출연하는 아이러니를 보게 된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무책임한 흥미위주 보도만 일삼는 언론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양궁대회에 출전한 남주(배두나)가 괴물에게 당한 아이의 고모라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그녀의 행방을 모르자 사람 관리가 허술하다며 호들갑을 떤다.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너무 빈약하다는 점이다. 괴물영화의 속성상 괴물출현과 인명피해, 그리고 괴물 처치라는 단순한 줄거리일 수밖에 없겠지만 괴물영화에서 느끼는 숨 막히는 위기국면도 없고 또한 이 영화의 콘셉트가 가족애라면 그에 맞는 뭔가 극적인 반전이 없다는 점이다. 

한편으로는 영화를 보면서 웃기도 하고 가끔은 가슴 찡한 부분들도 있었고 또한, 가족 모두가 괴물에 쫓겨 도망가다 뒤쳐진 희봉(변희봉)이 괴물이 코앞에 나타나자 도망을 포기하고 다른 가족에게 어여 도망가하는 모습에서는 나는 괜찮으니 너희들은 빨리 도망가하는 듯한 이 시대의 아버지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찡한 애처로움을 느끼기는 하였지만, 그것만으로는 위기국면이나 반전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또 하나, 한강에 나타난 기형 물고기가 어느 날 갑자기 식인(食人) 괴물이 되어 버린 점이다. 그 기형 물고기가 식인 괴물이라면 한강고수부지에 그의 모습을 나타내기 전부터 그런 징후들을 설명했어야 옳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괴물이 한강에 출현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는 부문이 상식적으로 미흡했다는 점이다. 괴물이 출현하기까지의 당위성 설명이 단지 미군이 버린 독극물에 의해서라는 비약적인 발상은 무언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할 수 있다. 만약 버린 독극물에 의해 기형 괴물이 생겨났다면 그 한 마리에 그쳤겠는가. 

 

사진출처 : Daum 영화

 

사족(蛇足) 

한강에 나타난 괴물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교각 아래 어둡고 음침한 시멘트 동굴과 지저분한 하수구 깊은 곳 등을 표현할 수밖에 없겠지만, 다리 밑에 살고 있는 부랑자(浮浪者)와 거지형제까지 동원하면서까지 한강을 너무 지저분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느냐 하는 점이다. 

이 영화가 국내 상영으로 그칠 영화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또 영화가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면 아름다운 한강으로 소개하지는 못할망정, 한강을 너무 어둡게 표현하지 않았나 하는 마음에 안타깝기까지 하다 

또한, 한강에 대한 환경문제를 사회적 관심사로 이슈화 하는 의도는 좋았지만, 그것이 미군에 의해 오염되었다는 발상은 자칫 잘된 것은 내 탓이요, 못된 것은 남의 탓으로 돌려져 자칫 영화의 완성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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