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에 위치한 ‘연세 역사의 뜰'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국립병원이었던 옛 광혜원(廣惠院) 건물과
영조의 후궁이었던 영빈 이씨(暎嬪 李氏)의 묘인 수경원(綬慶園)이 있던 자리이다.
광혜원(廣惠院)은 ‘큰 은혜를 입은 집’이라는 의미로 1885년(고종 22년)에 일반 백성의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세워졌으며,
설립한지 2주일 후에 제중원(濟衆院)으로 바뀌어 개원 당시부터 소급 적용하였다고 한다.
광혜원(廣惠院)은 갑신정변 당시 우정국에서 중상을 입은 민영익(閔泳翊)을 서양 의술로 살림으로써,
고종은 알렌(Horace N. Allen) 선교사의 서양식 병원 건립 건의를 받아들여 한성 재동에 설치하였다고 한다.
1886년도 보고서에 의하면 개원 후 1년 동안 1만 460명의 환자를 진료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환자는 말라리아가 가장 많았고 그 외 소화불량ㆍ피부병ㆍ성병ㆍ결핵ㆍ나병ㆍ각기병 등이었다고 한다.
제중원(濟衆院)은 1885년 국립병원으로 개원하여 진료활동을 한 이래,
선교사업기관으로 분리되어 의료업무를 계속하였으나 병원 운영을 맡은 관리들의 부패와 더불어,
1894년 청일전쟁으로 인해 개원 9년 만에 제중원의 운영권이 미국 북장로회에 이관되었다.
이후 제중원을 운영하던 에비슨(Avison Oliver R.)은
세브란스(Severanc. L. H)로부터 거액을 기증받아 복숭아골(桃洞)에 건물을 신축해 세브란스 병원이라 칭하였다.
수경원(綬慶園)은 조선 영조의 후궁이자 사도세자(思悼世子)의 생모인 영빈 이씨(暎嬪 李氏)의 묘이며,
1969년에 서오릉(西五陵)으로 이장(移葬)하였다.
수경원은 1899년(고종 36년)에 정자각과 비각을 새로 신축하고 비석도 새로 세웠으나,
이장 후에 정자각과 비각은 현재의 위치에 그대로 남아 있고 비석만 옮겨 비각과 비석이 따로 떨어져 있다.
영빈 이씨(暎嬪 李氏)는 영조의 총애를 가장 많은 받은 후궁으로 1735년(영조 11년)에 사도세자를 낳았으며,
사도세자가 세자로 책봉되어 대리청정(代理聽政)을 하다가 뒤주에 갇혀 죽는 비통함을 겪은 불운의 여인이었다.
수경원 이장 때에는 묘지의 주인을 밝히는 성명 등을 기록한 지석(誌石)과 명기(明器)가 나왔으며,
지석은 영조가 친히 지은 묘지(墓誌)가 적혀 있었고 명기는 현재 연세대학교 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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