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시민대학 사진예술과정과 한국사진작가협회 사진강좌에서의 사진강좌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주 2회(토. 일)에 걸쳐 사진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사진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사진이야기 (3), 좋은 사진이란?
1. 어떤 사진(寫眞)이 좋은 사진인가?
바야흐로 사진의 홍수시대라 할 만큼 최근 사진에 대한 관심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 각종 기관에서 주최하는 사진공모전이나 (사)한국사진작가협회에서 주최하는 사진촬영대회에는 수백명의 사진애호가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으며, 인사동이나 청담동에서는 언제라도 사진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인가는, 처음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 가장 궁금한 의문이라 할 수 있다.
좋은 사진이란 ‘본인의 마음에 드는 사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자기 맘에도 들지 않는 사진을 다른 사람이 좋아하기를 바라는 것은 잘못이며, 자기 맘에 드는데 남들도 좋아하고 감동을 받는다면 더욱 좋은 사진일 것이다.
좋은 사진이란, 그림이나 다른 분야의 예술이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사진 티가 나는 사진다운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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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P(국제사진센터) 수석큐레이터 크리스토퍼 필립스(Christopher Phillips)는 ‘혁신적이고 모험적이며 나를 놀라게 하고 충격을 주고 변화시키는 것, 그것이 좋은 사진이다’라고 하였으며, 안드레아스 파이닝거(Andreas Feininger)는 ‘좋은 사진에는 진실성이 내포되어 있다. 사진에서 가장 용서받지 못할 것은 흔하고 빈곤한 주제를 상상력 없이 다뤄 특징도 없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사진이다. 개성이 장비보다 더 중요하다. 좋은 사진은 결코 우연히 얻어지지 않는다.’ 라고 하였다.
미국의 사진작가 듀안 마이클(Duane Michals)은 ‘비밀이 많은 사진이 좋은 사진이다. 피사체ㆍ사진가ㆍ사진 등에 대하여 대번에 알아채는 것보다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시간이 가면 갈수록, 조금씩 드러나는 비밀이 많은 사진이 좋은 사진이다’ 라고도 하였다.
‘좋은 사진은 관객을 멈춰 서서, 바라보고, 생각하게 한다.’는 존 화이팅(John Whiting)의 말은 두고두고 곱씹어 볼만하다.
2. 사진 메커니즘(mechanism)에 빠지거나 기존의 사진을 답습해서는 안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사진, 새로운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새로운 소재를 찾아 발로 찍는 사진이나 발견의 예술에 속아서는 안된다.
새로운 사진이란 다른 사람이 생각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소재가 좋다고 해서 좋은 사진을 만들어 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기존의 다른 작품들을 많이 보아야겠지만, 그렇다고 기존의 사진을 반복하거나 답습하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이미 다른 사람이 찍은 똑 같은 사진은 의미가 없는 사진이며, 새로운 감동을 줄 수 없는 사진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표현의 예술이라 할 수 있으며 표현을 알면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사진적 표현이 보이게 되며, 성공적인 표현을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전달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제외시키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사진예술은 과학과 감성의 만남, 즉 사진 메커니즘을 통해 감성을 표현하는 예술이다. 따라서 사진 메커니즘에 빠지거나 기계에 능통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 사진은 사고(思考)의 산물이지 기교(技巧)의 산물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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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진의 소재에 의미를 부여
사진을 찍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 메시지를 보내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했다면, 같은 소재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작품이라기보다는 작업물이라 할 수 있으며, 같은 소재라도 의미를 부여한 작업물일 때 다른 사람이 감동을 받으면 비로써 작품이 되는 것이다.
의미부여가 모정ㆍ비상ㆍ행복 등 천편일률적인 경우가 많은데, 작가는 새로운 테마를 찾아야 한다. 늘 보아왔던 사진(소재)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구태의연한 사진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아마추어적 사진일 뿐이다.
그러나 싫증나도록 되풀이하며 늘 보던 사진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깨달음이 있으면 된다. 새로운 사실을 찾는 것이 아니라 흔한 사물 속에서도 새로운 의미를 찾는 작업이다.
아마추어 작가는 너무 아름다운 것만 찾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세상에는 추한 것도 많다. 색감이나 형태 등에서 ‘멋있다’, ‘근사하다’ 등에 치중하는 것은 결국 명작이 아닌 일회성 작품으로 아마추어적인 작품이다.
다큐멘트 사진이라도 작가의 주관적인 느낌이 들어가면 표현물로 인정해 준다. 내면적 울림(작가의 생각과 느낌)을 듣고 그것을 밖으로 표출해야 좋은 사진이 되는 것이다. 표현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사고를 많이 해야 한다.
또한, 사실성을 바탕으로 한 사진이 좋은 사진이다. 사진은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축제장을 찾아다니는 것 등은 아마추어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으로, 소재주의자(외형중심)가 되기 쉬우며 이는 기록적 가치만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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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공모전 등을 통한 평가
좋은 사진은 결국, 본인의 마음에 들어야하는 것은 기본이고 더불어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감동여부를 평가받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공모전 등에 출품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우리나라 공모전에는 현재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지회ㆍ지부에서 실시하는 전국사진공모전을 비롯하여 각급 단체에서의 공모전, 신문사 등에서 실시하는 전국사진공모전, 그리고 우리나라 사진공모전의 최고 권위라 할 수 있는 대한민국사진대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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