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넥스트(Next)’는 2분 후의 미래를 미리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라스베이거스의 마술사 크리스 존슨(니콜라스 케이지)과 그가 운명의 여인이라고 믿는 리즈 쿠퍼(제시카 비엘)와의 운명적 사랑, 그리고 크리스 존슨의 능력을 빌려 테러리스트들로 부터의 핵폭발 위협을 제거하고자 동분서주하는 FBI요원 캘리 페리스(줄리안 무어) 사이에서 벌어지는 쫓고 쫓기는 액션 스릴러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보통사람이 2분 후의 미래를 미리 볼 수 있다면 과연 무엇부터 하려고 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였다. 이 영화에서처럼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미리 여러 가지 작업을 걸어보고 여자의 반응을 관찰한 후에 가장 근사한 방법으로 작업을 걸어볼까?, 아니면 주식시장에서 급등주(急騰株)나 로또 당첨번호를 미리 알아내어 일확천금을 얻으려 할까?.
상상만으로도 모든 행운이 뒤따라 올 것 같고 재미있을 것 같지만, 이 영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아마도 반드시 그렇지만은 아닐 것 같다.
영화 ‘넥스트’는 미국의 SF작가 ‘필립 K. 딕’이 1954년에 발표한 소설 골든맨(The Golden Man)을 원작으로 하여 제작하였다고 하며, 영화 내내 시간의 흐름이 모호하고 어느 장면이 현재이고 어느 장면이 미래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혼란스럽기까지 하지만, 오히려 그런 이유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크리스 존슨이 FBI요원들과 합동으로 테러리스트들과 벌이는 총격전 장면에서는 옛날 모 은행 CF광고 등에서 보았던 분신기법을 보는 것 같기도 한다. 총알이 어느 방향에서 날아오는지를 예측하기 위해 시간을 앞당겨 미리 자신의 분신을 가상으로 등장시켜, 마치 매트릭스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총격 장면은 새롭고 흥미로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액션 스릴러 영화는 역시 시원시원한 액션과 스릴, 그리고 서스펜스가 있어야 재미있다. 그런 면에서 영화 ‘넥스트’는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도록 다양한 액션으로 시선을 매료시키며 액션 영화로서의 재미를 맘껏 보여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95분이라는 상영시간이 다소 짧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전개가 빠르고 내용 자체도 늘어지거나 군더더기가 없으므로 더더욱 이 영화가 흥미롭고 재미가 있다.
영화 ‘넥스트’의 볼거리라면, 운명의 여인 리즈 쿠퍼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 별장에서 산사태를 만난 듯 자동차와 통나무 그리고 물탱크와 바위들이 함께 굴러 떨어지는 장면이라든지, 쫓고 쫓기는 카레이스 장면, 그리고 마지막 반전의 깜짝 핵폭발 장면들은 이 영화의 압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스릴이 넘친다.
또한, 그랜드 캐넌의 광활하고 웅장한 풍경은 이 영화의 액션장면 외에 추가로 제공되는 눈요기 보너스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영화의 아쉬움이라면, ‘어! 뭐야 이거?’ 라는 의구심이 절로 나게 하는 반전이라면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장면이다.
리즈 쿠퍼와 관련된 일에 있어서는 좀 더 먼 미래까지 볼 수 있다는 예외적 트릭을 통해 관객의 예상을 빗나가게 하는 것 까지는 반전의 의미로 볼 수도 있겠지만, 영화의 전반적 흐름 자체를 뒤바꾸어 놓은 것은 아무래도 김빠진 맥주처럼 아쉽다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자신이 운명을 바꾸게 되면 또다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시작된다는 마지막 대사가 매우 마음에 든다. “미래란 참으로 얄궂다. 알아 버리고 나면 모든 것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사족(蛇足)
영화 초반에 니콜라스 케이지가 마술쇼에서 무대로 불러내는 여자가 현재는 이혼한 상태지만 그 당시 그의 부인이었던 한국계 앨리스 김(Alice Kim)을 카메오로 출연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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