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덕수궁(德壽宮)은 전통 목조건축과 서양식 석조건축이 함께 남아있는 조선왕조 궁궐 가운데 독특한 형태로 남아 있는 궁궐이며 최근에는 돈덕전(惇德殿)을 재현하였다.
덕수궁 돈덕전(惇德殿)은 대한제국 고종(高宗)의 연회장이면서 외교 접견실로 사용되었고 순종(純宗)의 황제 즉위식이 열린 건물이며, 일제에 의해 철거된 지 100여 년 만인 지난 2024년 9월에 재개관하였다.
돈덕전은 1902년 고종 즉위 40주년 기념 칭경예식(稱慶禮式)의 서양식 연회를 위해 신축한 건물이며, 화려한 유럽풍 외관의 벽돌로 지어진 건물로 1층은 폐현실이고 2층에는 침실이 자리하였으며 각국 외교사절의 폐현(陛見) 및 연회장, 국빈급 외국인의 숙소로 활용하였다.
고종(高宗)은 칭경예식을 국제행사로 성대하게 거행하여 서구열강을 대상으로 대한제국의 위상을 높이고 아울러 중립국가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었다고 하나, 이 시도는 콜레라의 창궐과 러일전쟁의 시작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덕수궁 돈덕전에서는 지난 2024. 12. 27(금)부터 대한제국의 문양이 새겨진 '장식등'을 비롯해 덕수궁에 설치됐던 근대 조명기구 1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는 '모던라이트, 대한제국 황실 조명' 특별전시를 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개항 후 덕수궁의 서양식 건축물을 비롯한 궁궐 내외에 설치됐던 장식등(샹들리에)ㆍ서양식 촛대ㆍ석유등ㆍ유리 등갓ㆍ부속품 등 근대 조명기구 100여 점을 한자리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번 특별전시는 개항 이후 전기를 도입하고 덕수궁에 근대 조명기구를 설치해 근대국가의 면모를 갖추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노력과 시대상의 변화를 조명하는 전시라고 한다.
특별전시는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화문 장식등과 영상을 결합한 외벽 영상(미디어파사드)인 '조선이 대한이 되던 날'도 만나볼 수 있다.
1부 '대한제국, 빛의 세계로 들어서다'에서는 개항 후 미국에 파견된 보빙사의 건의로 에디슨전기회사가 1887년 경복궁 건청궁에 첫 전등을 밝히고, 1898년 우리나라 최초 전기회사를 설립해 대한제국 황궁인 덕수궁에 첫 전등을 밝히기까지 과정을 연대기적으로 보여준다.
개항 이후 조선은 세계 각국과 조약을 맺고 해외조사단을 파견하였으며, 1883년 미국에 다녀온 보빙사(報聘使)는 당시 첨단 과학기술인 전기를 경험하고 조선정부에 국내 전기 도입을 제안하였다.
2부 '근대의 빛이 피어나다'에서는 근대 전환기 정치와 외교의 중심 무대였던 덕수궁의 서양식 건축물과 전등을 다루고 있으며, 육각 거울방에서는 인터랙티브 영상을 통해 전등 가지마다 장식된 이화문이 만개해 빛으로 피어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정관헌ㆍ중명전ㆍ돈덕전까지 대한제국 선포 이후 덕수궁에 지어진 서양식 건축물들에 설치된 조명기구들을 볼 수 있으며, 1900~1910년경 에디슨이 창립한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대한제국 국가 상징 문양 이화문을 넣어 제조한 '이화문 장식등'을 살펴볼 수 있다.
오얏꽃 만개, 이화문 빛으로 피어나다
3부 '황실을 밝히다'에서는 덕수궁 내 서양식 건물 석조전의 실내 장식과 공간별 특성에 맞춰 다채롭게 사용된 영국과 미국산 수입 조명기구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오니아식 장식 기둥과 고전적 문양으로 꾸며진 접견 공간에 놓였던 '화로형 스탠드' 한 쌍과 탁자나 침대 옆 협탁에 뒀던 '석유등'도 볼 수 있으며, 특히 서양식 연회나 접견 시 활용됐을 것으로 보이는 '화형 초받침'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아꼈다고 전해지며 요정 불빛처럼 빛난다는 의미로 '페어리 램프'로도 불렸다.
4부 '이화문, 궁궐에서 빛나다'에서는 황실이 창덕궁으로 옮겨간 이후 '이화문 유리 등갓' 등 덕수궁 조명기구 등을 만날 수 있다..
1904년 덕수궁 대화재 후 재건되어 새롭게 설치된 함녕전과 덕홍전의 장식등과 유리 등갓, 대한문과 덕홍전의 '구형 유리 등갓' 등을 살펴볼 수 있으며, 창덕궁 대조전 욕실에 달려있던 '트로자리에 등갓'과 대청의 대형 장식등 중앙등에 걸려있던 '마쓰다램프'는 100여 년 전 제작품으로 종류별 각 1점씩 현존한다.
덕수궁의 조명기구는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를 관통하며 황궁 곳곳에서 시대를 밝혔으며 근대적 외교관례를 갖추기 위해 새롭게 마련된 덕수궁의 서양식 건물에는 의례공간과 어울리는 화려한 샹들리에를 달고 국가 상징물인 이화문을 장식하였다.
외교사절과 소통창구로써 열린 서양식 연회의 만찬 식탁에는 센터피스용 촛대를 올려 궁정 연회의 격을 높였으며, 일제에 주권이 넘어가고 신축된 전각에는 일본산 샹들리에가 설치되었다.
이번 '모던라이트, 대한제국 황실 조명’ 특별전시는 덕수궁에 전등을 설치하며 꿈꿨던 대한제국의 개화가 제도를 근대적으로 개혁하는 일이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이를 넘어 문화와 예술의 번영을 이루어 낸 것으로 이번 특별전을 통해 과거를 비추었던 개화의 의미를 성찰하고 이 시대에 맞는 개화의 방향을 모색해 보는 계기가 되기 위한 전시라고 한다.
고종(高宗)은 전기를 국가발전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였으며, 1887년 미국 에디슨 전등회사와의 계약으로 경복궁 건청궁에 우리나라 최초의 전등이 불을 밝혔고 이후 각 궁궐에 최신 전기설비가 도입되었다.
조선이 대한이 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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