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인자 리포트’는 열 한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이 어느 날 베테랑 기자에게 인터뷰를 제안하면서, 인터뷰를 해 주면 오늘밤 살인을 멈출 수 있다는 제안을 함에 따라 살인범과 기자와의 실시간 인터뷰로 이어지는 범죄 심리 스릴러 영화이다.
영화 ‘살인자 리포트’는 최근 영화나 드라마에서 핫 이슈이기도 한 범죄자에 대한 사적 제재(私的 制裁)에 대한 영화이다. 사적 제재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최근에 많아지고 있지만, 2024년에 TV에서 방영하였던 박신혜 주연의 ‘지옥에서 온 판사’와 함께 요즘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이제훈 주연의 ‘모범택시’ 시리즈가 제일 먼저 생각난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오컬트 요소를 가미하여 약간의 판타지적 요소가 있는 소위 법꾸라지들을 지옥에서 온 악마가 심판하는 드라마라 할 수 있다면, ‘모범택시’ 시리즈는 부제에서도 나타나 있듯 복수대행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로 피해자들의 전화 의뢰에 따라 악랄한 범죄자들을 단죄하는 통쾌한 사이다식 드라마라 할 수 있다.
반면에 ‘살인자 리포트’는 피해자가 겪고 있는 정신적 피해를 치료한다는 정신과 의사의 사적 제재에 대한 범죄라는 점에서, 앞의 드라마와는 차별성이 있는 몰입감과 함께 심리 스릴러로서의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내용의 대부분이 두 사람의 인터뷰로 진행되는 심리전 영화이기 때문에 지루하다 느낄 수 있기에 인터뷰 중에도 눈앞에서 살인이 벌어지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오늘 밤에 또 한명을 죽이겠다고 예고한 사람이 누구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영화의 시작은 자신이 연쇄살인범이라고 주장하는 이영훈(정성일) 정신과 의사가 새로운 살인 예고와 함께 백선주(조여정) 기자에게 인터뷰에 응하면 피해자를 살릴 기회를 드리겠다는 제의를 하면서 인터뷰를 요청한다,
기자의 특성상 특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백선주는 고심 끝에 이에 응하고 인터뷰 장소인 호텔 스위트 룸에서 살인자와의 인터뷰를 시작하게 된다. 또한 만약의 우발적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그녀의 절친인 한상우(김태한) 강력계 형사를 인터뷰하는 아래층 룸에 머물게 하고 도청장치를 통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한다.
살인자와의 인터뷰는 시작되고, 백선주는 이영훈의 살인 동기가 사건 피해자 환자의 치료 목적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는 믿지 못할 그의 자백을 듣고 놀란다. 그때 호텔 룸 서비스를 위해 들어 온 직원마저 그녀가 보는 앞에서 무참히 살해하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낀 백선주는 인터뷰로 중지하고 호텔방을 빠져 나가려고 한다.

백선주가 보는 앞에서 살인을 하고도 표정하나 변하지 않는 이영훈은 지금 인터뷰를 멈추고 나가면 또 한 명이 살해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얘기를 한다. 백선주는 또 한 번의 망설임으로 머뭇거렸으나 호텔 아래 룸에서 감시하고 있던 한상우 형사가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며 인터뷰를 계속 진행하자는 이어폰 말을 듣고 자리에 다시 앉게 된다.
이 영화의 전반적 내용이 호텔 방에서 두 등장인물의 인터뷰 대화를 진행하면서 펼쳐지는 신경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지만, 호텔 룸서비스 직원의 살해 외에도 오늘 밤 또 한명의 살인이 있을 것이라는 예고에 그 대상이 누구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사적 제재에 대한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가 있는 것은 요즘 사법부 재판에 대해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 한 몫하고 있다고 보아야겠지만, 법이 소위 법꾸라지들의 전횡에 놀아나고 또한 호화 변호인단에 따라 유전무죄가 되는 현실이 답답하다 보니 앞에 언급한 ‘지옥에서 온 판사’나 ‘모범택시’ 같은 사적 제재가 관객들에게 사이다 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하겠다.

그런 측면에서 이 영화는 피해자들의 울분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복수해 주는 것이 치료라고 하는 명분으로 접근한 것이기 때문에 느낌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앞에서 소개한 드라마에서 느끼는 통쾌함이나 시원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이 영화의 한계인 것 같다.
영화는 대부분 마지막 마무리를 위해 최고조의 갈등과 함께 반전(反轉)을 시도하게 되며, 이 영화처럼 인터뷰라는 단순한 심리전에서는 더더욱 기막힌 반전이 필요하다 하겠다. 그렇다고 반전에 집착하여 그동안의 모든 내용을 뒤엎는 느닷없는 상황을 만들어 반전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도 안된다.
의미 있는 진정한 반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복선(伏線)을 통한 암시가 있어야만 흥미로운 반전이 될 수 있다, ‘아하 그런 것이었구나’가 되어야지 ‘이게 뭐야 이건 아니잖아’ 한다면 관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우롱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우리는 주변의 가장 믿었던 사람의 배신이 더욱 더 뼈아프게 전해지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 이 영화 또한 가장 믿었던 사람의 배신과 함께 자신의 범죄를 입막음하기 위해 여친 딸을 성폭행한다는 설정을 반전이라는 이름으로 마무리하였다는 것은 왠지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남의 일에 대해서는 대부분 관대한 척 하지만, 정작 자신과 관련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용서하지 못하는 우리네 인간들에 대한 씁쓸함도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한다.
'영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태초의 야생세계에서 펼쳐지는 스펙터클 어드벤처 영화, '10,000 B.C' (41) | 2026.01.10 |
|---|---|
| 지구의 위험에 맞서는 SF 스릴러 재난영화, 딥 임펙트(Deep Impact) (34) | 2025.12.27 |
| 미확인 핵 미사일 공격에 대한 정치 스릴러 영화, 하우스 오브 다이나마이트 (30) | 2025.12.13 |
| 마약사범 정보제공자와 검사의 배신과 복수에 대한 범죄 액션 영화, 야당 (34) | 2025.11.29 |
| 보이스 피싱 조직에 잠입하여 벌이는 첩보 코미디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 (34) | 2025.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