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주시 회암동에 위치한 회암사지(檜巖寺址)는 인도에서 원(元)를 거쳐 고려에 들어와
1326년(고려 충숙왕 13년)부터 1328년까지 머물렀던 지공(指空)스님이 창건한 회암사로 전해지며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
회암사(檜巖寺)는 고려 말ㆍ조선 초 불교계를 이끈 고승(高僧)들이 머물던 조선 초기 최대 왕실 사찰이었으며,
이곳의 지형이 인도의 아라난타사(阿羅難陀寺)와 비슷하므로
가람을 이룩하면 불법(佛法)이 흥한다는 생각에서 창건한 대규모 사찰이었다고 전해진다.
회암사지는 천보산 남쪽의 완만한 경사면에 조성된 평지성 가람으로 북에서 남으로 내려가면서 계단식으로 조성하여
전체적으로 8개의 단지로 구성되어 있다.
2~8단지 외곽으로 담장이 둘려져 있으며
1997년부터 2015년까지 12차에 걸쳐 진행된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건물지(建物址)는 약 70개소 이상으로
그 중 35개소 이상에서 다양한 형태의 구들시설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각 건물군은 크게 4가지 영역으로 구분되며, 중심축을 따라 중정식(中庭式)으로 배치된 종교적 영역,
동서에 각각 밀접 배치된 생활영역, 그리고 정청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인 영역을 이루고 있다
건물지 외에도 많은 유구들이 확인되었으며, 특히 배수체계는 기능적인 면뿐만 아니라
조경적 측면에서도 치밀하게 계획되었으며 배수로가 지하와 지상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최종적으로 남쪽의 연못지에 모이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태조 이성계는 회암사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여
나옹(懶翁)스님의 제자이자 자신의 스승인 무학대사(無學大師)를 회암사에 머무르게 하여
불사가 있을 때 마다 대사를 보내 참례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회암사지에서는 왕실에서만 한정적으로 사용된 용무늬기와ㆍ봉황무늬기와ㆍ청기와 등
당시 불교문화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유물 27만 여점이 발굴되기도 하였다.
회암사는 이성계가 왕위를 물려주고 난 뒤 이곳에서 수도생활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며,
효령대군 또한 머물렀던 적이 있었고,
세조의 왕비인 정희왕후(貞熹王后)가 13년에 걸쳐 사찰 규모를 크게 넓히기도 하였다.
그 후 이 사찰은 1566년(명종 21년)부터 1595년(선조 28년) 경에 불교를 배척하는 유생(儒生)들의 방화로 불타고
사세(寺勢)가 기울러져 폐사(廢寺)된 것으로 전해진다.
회암사지 사리탑(舍利塔)은 조선 왕실에서 발원하여 건립한 석가모니 진신사리탑(眞身舍利塔)으로
회암사지(檜巖寺址)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사리탑의 높이는 5.89m이며 팔각의 형태를 기본으로 2층의 기단부와 원구형 탑신부ㆍ상륜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단에는 용과 기린ㆍ연꽃무늬ㆍ연잎넝쿨무늬ㆍ넝쿨무늬ㆍ신장상(神將像) 등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사리탑의 전체적인 양식과 기법 세부 문양들이 조선 전기 왕실발원 석조물과 친연성을 보이며
규모ㆍ치석상태ㆍ결구 수법 등을 고려할 때 당대 최고의 석공이 설계ㆍ시공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사리탑의 형식과 불교미술의 도상 및 장식문양 등 왕실 불교미술의 여러 요소를 알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으며 조선 전기 석조미술의 새로운 양식을 대표하는 유물이라고 한다.
회암사지 당간지주는 현 위치에서 좌측으로 15m 거리에 있는 담장 지대석(地臺石) 밑에 쓰러져 매몰되어 있던 것을
1981년에 발견하여 복원한 것으로,
원위치는 정확하지 않으나 아마도 경내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리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당간(幢竿)은 절에서 행사가 있을 때 절 입구에 당(幢)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 장대이고
장대를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기둥을 당간지주라고 하며,
당간지주는 2주가 세트를 이루므로 본래 2쌍으로 모두 4주였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1주는 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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