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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부끄러운 에로티시즘 영화, 미인도(美人圖)

by kangdante 2022.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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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한국영화를 보면 그 소재에서 만큼은 거칠 것이 없을 만큼 자유롭고 관대해 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래전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영화 소재의 제약으로 인해 우리 영화는 고작 술집여자나 깡패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만을 제작하여야 하는가?” 하며 자조적인 영화인의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소재 선택의 자유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역사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라든지, 명확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또 다른 시각이라는 미명(美名) 하에 편협(偏狹)된 시각으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영화들이 별다른 여과도 없이 거침없이 제작된다는 점에서는 한편으로 우려스럽고 경계하여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영화 미인도는 이정명의 소설 바람의 화원에서 조선의 풍속화가 신윤복은 여자일 것이다.’ 라는 기발한 생각에서 출발하여,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미인도가 자화상일 것이라는 추측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영화라고 한다. 

조선후기 김홍도와 함께 풍속화의 쌍벽을 이루었던 신윤복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근역서화징(槿域書畵徵, 오세창이 편찬한 한국 역대 서화가의 사전)에 단 두 줄 밖에 없다고 하며, 또 그가 주로 한량(閑良)과 기녀(妓女)를 중심으로 남녀간의 춘정(春情)을 많이 그렸다는 점이라든지, 개방적 성()을 소재로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속화(俗畵)를 많이 그렸다는 점에서 그가 여자일 것이라는 의외의 생각은 소설가 입장에서 보면 일단은 신선한 상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 Daum영화

 

또한, 대중문화에 있어서는 사회적 논란이 크면 클수록 화제의 중심에 설 수 있으며, 그 작품에 대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상은 어쩌면 작가로서는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도 보았듯이 어쩌면 대중문화에서의 역사적 왜곡은 대중으로부터 폭발적인 호기심을 유발하여 일순간에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지름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편협(偏狹)된 시각으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미치는 그 파장이 결코 만만치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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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Daum영화

 

최근 보도된 뉴스에 따르면 ‘2022년도 개정 한국사 교육과정시안에 6.25전쟁을 남침이라는 사실을 삭제하는 등 역사적 사실까지 왜곡하고 편향된 시각을 보이고 있어 학생들에게 왜곡되고 편향된 역사를 배우게 하는 것은 아닐지 심히 우려되기도 한다. 

오래전 뉴스이기는 하지만 초고교생 1,9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더니 초등학생의 35%6·25전쟁을 일으킨 것이 대한민국이라고 하였고, 35%6·25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뉴스를 보고 필자는 당황스러움과 함께 혼란스러움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이 같은 현실은 왜곡되고 편협된 시각으로 가르친 역사교육이 얼마나 심각한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가를 단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는 한 예라 할 수 있겠다. 

 

사진출처 : Daum영화

 

물론 소설이나 영화는 어차피 픽션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판단은 독자나 관객에게 맡겨야 할 것이지만,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는 그 시대에 발생하였던 사연들이 수도 없이 많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상상이나 픽션이 가능하다 하겠다. 

그러나, 역사적 인물에 대한 실명(實名)을 소재로 하는 경우에는 보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왜곡은 자칫 그 사람이나 유족에 대한 모독일 수도 있고, 또한 명예훼손도 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조심스럽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영화 미인도의 아쉬움은 역사에 단 두 줄밖에 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이용하여 여성으로 상상한 것에 대한 시비(是非)에 앞서, 남장 여자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기구한 한 여인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신윤복이라는 실명 이름으로 포장하여 도용(盜用)하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영화는 신윤복이라는 실제 인물을 굳이 도입하지 않아도 되는 영화가 아니었나 하는 점이다. 

영화 황진이에서 보았듯이 황진이는 온데간데없고 인민해방을 부르짖는 천민에 대한 사랑에만 초점을 맞추었던 것과 너무나 흡사한 역사적 인물의 짓궂은 도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이 영화에서 신윤복이 진정 성()마저 버려야 하는 시대적 아픔을 안고 그림을 그려야했던 남장 여류화가의 상상에서 출발하였다면, 그림에 대한 애착과 여성으로서의 사랑에 대한 선택에서 좀 더 고민하는 모습들을 관객에게 보여주어야 당연했을 것이다. 

사랑의 손길을 뻗쳐 내민 남자에게 속수무책 기다렸다는 듯 여자로 되돌아가는 그를 보면서, 영화 속 신윤복은 화가 신윤복이 아닌 그저 사랑에 굶주린 평범한 남장 여자일수 밖에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고만 것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영화 미인도의 볼거리가 남장 여자로 살아야했던 여인의 한()과 그림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이 영화가 노리고 기획했음직한 기방(妓房)에서의 중국춘화 실연(實演) 장면이나 승려와 세도가(勢道家) 여인들과의 비밀 정사장면,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가 준비한 한복을 입고 여자로 다시 태어나 환호하는 모습 등이 아니었나 하는 점에서, 어찌 보면 이 영화의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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