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영화는 스토리가 다소 미흡하다 할지라도 영화 속 배경음악(OST)이 좋고 더불어 영화 내용이 감동적이라면 그 자체만으로도 대체로 관람객의 호응을 받으며 찾아오기 마련이다.
제작자 입장에서도 대규모 예산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 SF영화 등 블록버스트 영화보다는 저예산으로도 기본 흥행을 기대할 수 있다면 좋은 음악을 배경으로 한 음악영화 제작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음악영화 중에서 흥행에 성공을 거둔 라라랜드ㆍ보헤미안 랩소디ㆍ맘마미아 등은 뮤지컬 영화이기는 하지만, 뮤지컬 영화가 아니어도 비긴 어게인(Begin Again)ㆍ원스(Once) 등 흥행에 성공을 거둔 음악영화도 많다.
영화 ‘어거스트 러쉬(August Rush)’에서의 배경음악은 영화를 맛깔스럽게 하는 양념적 요소가 아니라 영화의 주제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심적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음악을 통해 어쩔 수 없이 헤어졌던 연인을 만나게 하고 또 흩어졌던 가족을 만나게 하는 기적을 연출하는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음악은 기적과도 같은 존재라는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 것이다
첼리스트 라일라 노바첵(Keri Russell)과 록밴드 보컬 기타리스트 루이스 코넬리(Jonathan Rhys Meyers)는 우연히 만나 첫눈에 반하고, 건물 옥상 벤치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된다.
얼마 후, 라일라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되지만 아버지에 의해 둘은 헤어지게 되게 되며, 우여곡절 끝에 그녀는 아기를 출산하지만 아버지는 그녀에게 아이가 유산되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하룻밤 사랑으로 태어난 에반(Freddie Highmore)은 고아원에 버려졌지만 부모의 음악적 재능을 물려받은 탓으로 놀라운 음악적 재능을 보이며, 부모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고아원을 떠난 에반은 “제가 음악을 연주하면 부모님이 듣고 찾아올 거예요”라는 믿음으로 혼자 뉴욕으로 향한다.
에반은 뉴욕 길거리에서 우연히 위저드(Robin Williams)를 만나게 되고 에반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한 그는 ‘어거스트 러쉬’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이제 에반은 ‘어거스트 러쉬’라는 이름으로 거리의 악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음식보다 음악을 더 사랑해야 돼.. 너 자신보다"
한편, 이별 후 첼리스트의 길을 포기했던 라일라는 아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뉴욕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아이를 찾겠다는 희망으로 다시 첼로 연주를 시작한다. 또한, 루이스 역시 11년 전의 운명적 사랑과 음악에의 열정을 쫓아 뉴욕으로 향한다.
영화 ‘어거스트 러쉬’는 겨울방학을 맞아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가족영화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동화를 믿듯, 전 음악을 믿어요.” 라는 어거스트 러쉬의 대사에서 보듯, 현실적 이야기라기보다는 아름다운 음악을 아이와 함께 들으며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동화 같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또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클래식부터 록(rock), 그리고 독특한 랩소디(rhapsody)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좋다. 특히 도시의 소음을 음악으로 표현한 부분은 정말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 “음악은 항상 곁에 있어요. 귀를 기울이기만 하세요.”
한편, 이 영회가 다소 비현실적인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은 바로 우연의 남발을 너무 심하게 한 것이 아닐까 한다. 첫눈에 반해 건물 옥상 벤치에서의 사랑도 그렇고, 아무리 부모의 음악적 소질을 타고났다고는 하지만 하룻밤 만에 기타를 마스터한다든지, 음계를 알려주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바로 작곡을 한다든지 하는 것은 아무리 음악적 천재라 해도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또한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그가 연주자가 아닌 지휘자로 나서는 것은 웬지 어색하기 이룰 데 없는 동화 같은 이야기의 극치라 할 수 있다.
특히, 음악적 교감을 통해 세 가족이 워싱턴스퀘어에서 만나는 마지막 극적 장면이 극적 감동이라는 빛을 발하지 못하고 덤덤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영화의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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