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이야기

외모 지상주의와 성형 미인에 관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

by kangdante 2023. 5. 6.
728x90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인간 반품으로 취급받던 볼품없는 뚱녀가 어느 날 전신 성형으로 모두가 부러워하는 S라인 미녀가 되고, 이를 시기하는 동료에 의해 성형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련을 겪게 되지만 정면 돌파를 통해 성형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당당히 대응함으로써 유쾌한 웃음과 재미, 그리고 잔잔한 감동까지 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보기 전에는 영화제목의 촌스러움에서 보듯 그냥 가볍게 볼 수 있는 그저 그렇고 그런 로맨틱 코미디 영화쯤으로 생각하며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촌스럽지 않은 웃음과 재미, 그리고 마지막 반전에서는 눈가에 눈물까지 고이게 하는 조그만 감동까지 선사한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이 영화는 인간 그 자체보다는 외모를 중시하는 현대인의 외모지상주의라는 사회적 편견과 아픔, 그리고 미모를 향한 열망과 성형미인에 대한 또 다른 편견이라는 이중적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주제는 다소 무거울 수 있음에도 그냥 웃으며 즐겁게 볼 수 있도록 만든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성형미인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뻔한 스토리가 될 수밖에 없는 영화임에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몸매는 뚱녀지만 목소리가 이쁘고 마음씨도 착한 얼굴 없는 가수인 강한나(김아중)는 몸매와 미모를 겸비했지만 목소리가 되지 않는 아미(서윤)대신 노래를 불러준다.

 

728x90

 

사진출처 : Daum영화

 

그러나 뚱뚱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의 능력과는 관계없이 인정도 받지 못하고, 또한 사랑하는 사람인 프로듀서 한상준(주진모)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조차 오히려 주위사람들로부터 핀잔만 받는다. 

살아가는 이유가 상준을 사랑하는 마음뿐인 그녀는 사랑을 얻기 위한 마지막 선택으로 전신 성형을 실시하고 소원대로 S라인 미녀가 된다. 

이제 소원대로 미녀가 된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의 관심도 듬뿍 받지만, 오히려 사랑하는 그가 성형에 대해 어찌 생각할까 전전긍긍하다 반전을 통해 멋진 정면 돌파를 선택함으로써 관객에게 따뜻한 감동을 전하는 영화이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인기 웹툰을 영화화하는 것은 이제 공식처럼 되었지만, 영회 미녀는 괴로워또한 우리나라에서도 판매되었던 일본의 인기 만화를 영화화한 것이라고 하며, 만화를 영화화한 이들의 공통점은 탄탄한 구성과 재미있는 내용이 아닐까 한다.

만화적 요소가 재미있는 것은 아마도 만화만이 가질 수 있는 상상력 때문이라 할 수 있겠으며, 이 영화에서처럼 아무리 성형기술이 발달했다 해도 48kg 몸매를 95kg로 바꾼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만화이기에 가능했던 것을 영화로도 표현한 영화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에서 돋보이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분장기술일 것이다. 김아중의 48kg 몸매를 95kg 뚱녀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쉽지가 않았음에도 허리우드의 특수효과 분장팀의 실력이 놀랍다. 조금은 어색하고 완벽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20여 년 전 분장기술이기에 놀랍기도 하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이 영화는 전반부에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그리고 후반부에는 성형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미녀에 대해 얼마나 관대함을 보여주는가는 자동차 사고로 머리에 피가 나는데도 가해자가 미인인 것을 알고 피해자 스스로가 괜찮다며 오히려 걱정하는 주위사람들을 야단칠 정도이다. 이런 현상을 보노라면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속설이 거짓말은 아닌 모양이다. 

오래전 모 TV방송에서 재미난 실험을 방영한 기억이 난다. 길 가던 여성이 구두가 망가지면서 쓰러질 때 주위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보이는가에 대해, 그 여성이 미인인 경우와 그렇지 않는 경우를 설정하여 소위 몰래 카메라로 담았던 방송이다. 

미녀가 쓰러졌을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달려와 걱정해 주었지만, 그렇지 않은 여성이 쓰러졌을 때는 거의 아는 체를 하지 않는 실험이었다..

이러한 현상 하나만 보더라도 미녀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얼마나 편협한지를 알 수 있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이 같은 현상은 한나(김아중)의 친구 박정민(김현숙)이 그녀에게 자조적으로 말하고 있는 대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남자에겐 여자는 딱 세 종류야, 저기 저 여자처럼 이쁜 여자, 명품! 나처럼 평범한 여자, 진품! 그리고 바로 너 같은 여자, 반품!” 

또한, 뚱뚱하고 못난 외모 때문에 사랑을 고백하지도 못하고, 사랑한다는 자체가 감히 넘보지 못할 웃음거리가 되고, 단짝친구 정민에게 조차 반품되어야 할 불량품으로 취급받는 뚱녀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는 그녀의 독백에서도 알 수 있다. 좋아하면서도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맘 알아요? 아냐구요!! 그 사람 뒤에서 발자국이라도 밟고 싶은 마음을 아냐구요! 당신은 몰라.”

 

사진출처 : Daum영화

 

그러나 한편으로 이 영화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과연 우리가 눈으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 눈으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하겠다. 

섹시한 가수의 멋진 노래에 대해 눈에 보이는 섹시한 가수에 열광하는 것인지, 아니면 보이지 않는 대창 가수의 멋진 노래에 열광하는 것인지, 이것은 한나가 이쁜 목소리를 이용하여 폰섹스를 부업으로 설정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자신과 춤추고 있는 딸 한나를 한사코 부인으로 생각하며 행복에 젖어있는 그녀의 아버지(임현식)도 마찬가지이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이 영화의 후반부 내용인 성형의 찬반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성형에 대한 비판의 시각도 만만치 않음이 사실이지만, 성형에 관해 좀 더 관대해 지자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 같다.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면, 더구나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성형에 대해 고민해 보았을 것이다. 여성이라면 한번쯤은 성형수술을 받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 있으므로 성형을 비난할 수만은 없는 것이며, 따라서 누구라도 성형문제에 관해 자유로울 수가 없고 이제 여성이 성형수술을 받는다는 것은 아무런 흠이 되지 않는다고나 할까. 

이 영화는 또한, 성형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아니더라도 성형미인 자신의 고통도 그만큼 크다는 것을, 성형수술 후 안타까워하는 그녀의 대사에서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미인은 되었지만 “나는 친구도 버렸고, 아빠도 버렸고, 나도 버렸어요. 이젠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겠어요.”

 

사진출처 : Daum영화

 

이 영화는 특히 조연들의 감칠 맛나는 연기도 한층 재미를 더해준다. 운명을 족집게처럼 예언하는 꽃도령 이원종, 한나를 서슴없이 반품돼야 할 불량품으로 취급한 김현숙, 어쩔수 없는 폰섹스로 덫에 걸린 성형의사 이한위, 정신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딸을 부인으로 오해하며 살아가는 아버지 임현식, 그리고 자장면배달 스토커 박노식과 택시기사 이범수 등 조연들의 연기가 장면마다 관객에게 재미를 더해 주는 것 같다. 

사족(蛇足)

영화에서 가수 이상의 노래 솜씨를 뽐낸 김아중의 노래 마리아(Maria)’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