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션스13(Ocean's Thirteen)’은 2001년에 ‘오션스11(Ocean's Eleven)’으로 시작한 ’오션스‘ 시리즈의 3번째 영화이며, 비열한 카지노 호텔 경영자에 대한 오션 멤버들의 한판 복수극을 그린 영화로써 화려한 캐스팅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 ‘오션스13’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 브래드 피트(Brad Pitt), 맷 데이먼(Matt Damon), 알 파치노(Al Pacino) 등 그 이름만으로도 영화의 무게를 실어줄 것 같은 기라성 같은 허리우드 명배우들이 캐스팅되었다.
영화 ‘오션스13’의 전반적 흐름은 전편에서처럼 돈을 반드시 털어 되갚아야 한다는 절박감보다는 복수라는 여유로움이 묻어있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고, 또한 보통의 영화는 한탕을 노리는 당사자가 그 결과물을 모두 가져가지만 이 영화는 오션 멤버들보다는 불특정 다수가 그 한탕의 혜택을 누리도록 한 것이 또한 이채롭다면 이채롭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왕 이처럼 화려한 캐스팅에 욕심을 부렸다면 홍일점 아비게일 스폰더 역의 엘렌 바킨(Ellen Barkin) 대신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가 출연하였다면 더 멋진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필자의 생각이 들기도 하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카지노 경영자인 윌리 뱅크(알 파치노)와 손잡고 호텔사업에 나선 르우벤 티쉬코프(엘리엇 굴드)가 뱅크의 배신으로 받은 충격으로 혼수상태가 되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이에 분노한 오션 멤버들이 복수를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복수의 내용은 카지노의 보안시스템을 조작하여 전 테이블에서 5억 달러의 엄청난 잭팟(jackpot)이 터지도록 하여 뱅크에게 경제적 타격을 주고, 자금을 댄 테리 베네딕트(앤디 가르시아)의 요구대로 건물 맨 윗층 다이아몬드 룸에 보관중인 최고급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훔치는 것이다.
보안시스템을 조작하여 짧은 시간에 계획을 성사시키려면 그만큼 치밀한 사전준비와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또한 단순한 금고털이가 아니기에, 그 과정을 얼마나 스릴 있고 긴박감 있게 그리느냐에 따라 이 영화의 성패는 좌우될 것이다.
이처럼 영화 ‘오션스13’는 스릴 넘치는 심리전으로 승부하여야 하는 영화임에도, 사전 준비과정을 느슨한 나열식으로 전개함으로써 영화 전반부 내내 긴장감이라든지 범행과정에서 느껴지는 스릴을 보여주질 못했다.
이 영화와 다른 영화를 비교해 보아도, 도박을 소재로 한 ‘007 카지노 로얄’이나 ‘타짜’같은 긴박감이나 ‘다이하드3’와 같은 스릴을 기대한다든지, 아니면 Y2K로 야기되는 몇 초간의 시간을 이용하여 자신의 계좌로 거액을 이체하는 스릴을 보여준 ‘엔트랩먼트(Entrapment)’ 등의 영화를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일 것이다.
이 영화가 중반부가 지날 때까지 졸음을 쫓아내기에 바쁠 정도로 지루하기 그지없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의 볼거리라면 한 두 사람이 아닌 오션스 멤버 모두가 힘을 합쳐 동료의 복수를 해 주는 우정을 지켜보는 것과 영화 속에 흐르는 여유로운 유머가 아닐까 한다.
호텔 VIP 평가단으로 가장한 사울 브룸(칼 라이너)으로 인해 진짜 평가단이 홀대를 받으며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라든지, 또는 다이아몬드 룸에 잠입하기 위해 라이너스 캘드웰(맷 데이먼)이 스폰더(엘렌 바킨)를 유혹하는 오버액션 모습에서 가벼운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전 세계 오락의 심장부인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카지노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통쾌한 복수 프로젝트 역시 관객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하겠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에 한국이 가끔 등장한다는 것이다. 삼성 회장과 볼링 친 사실을 대단한 영광으로 자랑하는 장면이라든지, 삼성 애니콜 휴대폰을 구입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며 최고급 휴대폰으로 간접 광고한 것은 자발적인 시나리오였는지 아니면 영화제작을 지원한 간접광고인지는 모르겠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뿌듯하지 않을 수 없다.
사족(蛇足)
영화를 보는 관점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아무리 훌륭한 영화라 할지라도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아무리 졸작(拙作)이어도 모든 사람이 혹평(酷評)만 하는 것도 아니다.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을 봄에 있어서 '다르다'와 '틀리다'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혹평 영화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호평 영화도 취향에 따라 혹평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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