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가족의 사당, 장평사(章平祠)와 충민사(忠愍祠)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일원에는 이성군(利城君) 이관(李慣)을 모시는 장평사(章平祠) 사당을 비롯하여 영양위 정종과 경혜공주를 모신 충민사(忠愍祠), 그리고 문종의 후궁인 공빈 최씨(恭嬪 崔氏)의 묘소, 태종의 4남인 성녕대군(誠寧大君) 이종(李褈) 묘 등이 있다.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에 위치한 장평사(章平祠)는 성종의 9남인 이성군(利城君) 이관(李慣)을 모시는 사당으로, 2018년에 묘역 입구에 후손들이 이관의 신도비와 함께 건립하였으며 고양시 향토유적 제4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성군(利城君) 이관(李慣)은 성종과 숙용 심씨의 아들로 전주 이씨 이성군 파의 파시조이며, 친형제로는 누나 경순옹주와 숙혜옹주 그리고 남동생 영산군이 있다.

 

이성군은 질병을 치료한다는 핑계로 거처를 만들어 첩을 데리고 살면서 민간에 손해를 끼쳐 지역 백성들이 이사 가는 일이 발생하자, 사간원이 중종에게 이성군을 파직한 뒤 추고(推考)할 것을 청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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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군의 묘소에는 봉분을 중심으로 배(配) 곤산군부인 남평 문씨와 계배(繼配) 풍산군 부인 안동 권씨의 봉분이 좌우에 있으며, 3기의 봉분 앞에는 묘비가 서 있고 묘소 앞 중앙에 상석ㆍ장명등ㆍ망주석ㆍ문인석 등이 각기 배치되어 있다.

 

대리석의 묘비는 1556년(명종 11년)에 세운 것으로 ‘왕자 이성군 증시 장평공지묘(王子利城君贈諡章平公之墓)’라 쓰여 있으며 장방형의 비좌(碑座)에 정교하게 조각된 이수(螭首)를 갖추고 있다.

 

 

덕양구 대자동에 위치한 충민사(忠愍祠)는 문종(文宗)의 부마 영양위(寧陽尉) 정종(鄭悰)과 경혜공주(敬惠公主)를 모신 사당으로, 1993년에 한보철강의 고(故) 정태수 회장(전 해주 정씨 종친회장)이 건립한 사당이라고 전해진다.

 

경혜공주(敬惠公主)는 세종대왕의 손녀로 문종과 현덕왕후의 맏딸(단종의 누나)이며, 1449년(세종 31년)에 세종의 건강이 악화되자 왕실에서는 16세가 막 되던 1450년(세종 32년) 1월에 정종(鄭悰)과 혼사를 서둘렀다.

 

 

경혜공주는 어머니 현덕왕후가 남동생 홍위(弘暐, 단종)를 낳다 산욕(産褥)을 이기지 못하고 24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어머니가 없지만 할아버지 세종대왕ㆍ아버지 문종ㆍ삼촌인 수양대군ㆍ안평대군ㆍ금성대군 등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컸다고 전해진다.

 

할아버지 세종의 삼년상이 끝나고 불과 한 달 뒤에 아버지 문종마저 세상을 떠났으며, 1452년에 남동생 홍위가 12세의 어린 나이로 단종으로 즉위하였다.

 

 

영양위 정종(鄭悰)은 1450년(세종 32년)에 문종의 딸 경혜공주(敬惠公主)와 혼인한 뒤 영양위(寧陽尉)에 봉해지고 단종 초에는 형조판서가 되어 단종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영양위 정종은 1455년(단종 3년)에 금성대군 유(錦城大君 瑜)의 반역사건에 관련되어 영월에 유배되었으며, 그 후 1461년 광주에서 승려 성탄(性坦) 등과 반역을 도모하였다 하여 체포된 후에 능지처참되었다.

 

 

경혜공주의 묘에는 영양위 정종(鄭悰) 제단(祭壇)이 함께 자리하고 있으며, 정종은 시신이 없으므로 무덤도 없어 묘 옆에 작은 가묘(假墓)와 함께 비석만 세워져 있다.

 

영양위 정종과 경혜공주 묘역은 무척 검소하며, 봉분과 봉분 주변으로 상석ㆍ혼유석ㆍ묘비ㆍ장명등ㆍ문인석 2기ㆍ망주석 등의 석물이 세워져 있으나 여느 봉분과 달리 초라하다.

 

봉분 앞의 묘갈 앞면에 새겨진 ‘조선국 경혜공주 지묘’는 겨우 읽을 수 있을 정도이고, 뒷면의 글씨는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마모가 심하다. 

 

문종의 딸 경혜공주의 묘 옆의 세워진 부군 영양위 정종의 제단

 

마모가 심한 '조선국 경혜공주 지묘'

 

경혜공주는 수양대군의 계유정난(癸酉靖難)으로 정종이 영월로 유배당하자 남편을 따라갔으며, 1456년(세조 2년)에는 남편의 유배지 경기도 광주에서 아들 정미수(鄭眉壽)를 낳았다.

 

경혜공주는 동생 단종과 남편 정종이 죽은 이후 아들과 딸을 키우기 위해서 세조와 다시는 대립하지 않았다고 전하며, 1473년(성종 4년)에 3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