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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비열한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는 조폭세계 영화, 비열한 거리

by kangdante 2024.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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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열한 거리는 서로에게 먹이사슬에 되어 죽이고 배신하는 등 야비하고 비열한 조폭들의 암울한 세계를 제대로 알려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일부 조폭 영화는 멋진 액션과 의리로 똘똘 뭉친 사나이들의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어 일부 청소년들이 조폭 세계를 동경(憧憬)하는 웃지 못할 역기능을 가져오기도 하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설정이다. 

이 영화는 소위 지식인과 가진 자들에게 이용만 당하며 갈기갈기 상처만 입은 채 서로에게 먹이사슬이 되고 마는 가련하고 비열한 조폭들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영화이기에 조폭세계를 잘못 인식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경종을 올리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상철파 폭력배 조직의 2인자인 병두(조인성)는 병든 엄마(선우은숙)와 어린 두 동생, 그리고 이제 곧 철거해야 하는 무허가 허름한 집에서 내일에 대한 희망도 없이 건달로 살아 갈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간다. 

식구가 뭐여, 같이 밥 먹는 입구멍이여하며 그의 부하들에게 유독 식구에 대한 강조를 해 보지만, 떼인 돈 받아주고 푼돈이나 얻어 쓰는 그로서는 딸린 식구들조차 제대로 간수하기 벅찬 삼류 건달이며, 어렵사리 오락실 경영권 하나를 얻었지만 이마저 반대파 조직에 의해 습격당함으로써 출발부터 삐걱거린다. 

그를 즈음, 색다른 조폭영화 소재를 찾고 있는 그의 친구 민호(남궁민)에게서 어릴 적 좋아했던 동창 현주(이보영)의 소식을 듣고 동창회에서 그녀를 만나게 된다. 오랜만에 만난 현주를 보니 여태껏 느껴보지 못했던 사랑의 감정이 그에게 솟아나고, 그녀 또한 병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그가 건달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주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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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Daum영화

 

그동안의 조폭 영화들이 멋진 와이어 액션(wire action)과 끈끈한 의리에 죽고 사는 남자들의 이야기에 중점을 둠으로써 조폭들의 세계가 마치 끈끈한 우정과 의리로 똘똘 뭉친 진정한 남자들의 세계인 것처럼 미화한 영화들이 의외로 많다. 

영화 비열한 거리는 영화제목 그대로 조폭 세계는 남자들의 끈끈한 의리도 아닌 사회로부터 버려진 밑바닥 인생이 생존을 위해 악다구니 쓰며 힘든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세계이며,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는 비참하고 비열한 세계일뿐이다 라는 것을 오랜만에 시원하게 보여준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액션장면에서는 섬뜩함을 많이 느낄 수 있다. 그 이유는 기존의 액션영화에서 보아왔던 멋진 와이어 액션이 아니라, 진흙탕 싸움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에 바쳐 주먹을 휘두르는 등 실제 막싸움의 모습 그대로를 사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옛날 군대시절 유격훈련에서 악에 바쳐 겪었던 처절한 기억을 생각나게 하는 섬뜩함을 느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영화 비열한 거리는 한편으로 가진 자의 오만과 여유, 그리고 가지지 못한 자의 애처로움과 비열함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조폭세계가 강한 자에게는 한없이 비열하고 약한 반면, 약한 자에게는 무자비하고 처절할 정도의 폭력을 휘두르는 이중성이 바로 그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또한 서글픔도 느끼게 한다. 겉으론 강하고 힘 있어 보이는 조폭들의 세계가 사실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황회장(천호진)을 이용하는 박검사나, 눈에 가시같은 박검사를 처치해 줄 것을 은근히 요구하는 황회장, 그리고 무언가 새로운 영화소재를 찾기 위해 찾아온 영화감독 민호 등 소위 욕망의 노예가 되어 있는 지식인이나 가진 자들에 의해 이용만 당하는 우리 사회 인간먹이사슬 중 가장 힘없고 불쌍한 존재라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사족(蛇足)

1960년대 영화 맨발의 청춘에서의 미남깡패 신성일은 상대역인 엄앵란을 영화 속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부인으로 얻었지만, 2006년도 미남깡패 조인성은 이보영에게 차이고 그의 심복에게까지 차이는 정말 불운한 깡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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