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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실화를 소재로 한 올림픽 여자핸드볼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by kangdante 2024.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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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힘겨운 투혼으로 준우승을 차지하였던 우리나라 올림픽 여자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실화(實話)를 소재로 한 영화라고 한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스포츠 영화라 할 수 있는 영화는 스키종목의 국가대표와 야구의 퍼펙트 게임’, 그리고 최근의 농구 영화 리바운드등 다양한 종목의 영화들이 있기는 하지만, 핸드볼을 소재로 한 스포츠 영화는 아마도 유일한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올해 2024년 파리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우리나라의 유일한 구기 종목이기 때문에 더욱 그날의 감동이 기억되는 것도 같다. 

또한, 그날 우리나라와 덴마크의 결승전은 AP통신이 선정한 ‘2004 아테네올림픽 10대 명승부전으로 선정될 만큼 감동적 경기로 소개되었다 하니 영화의 소재로 손색이 없었던 것 같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우리나라에서의 여자 핸드볼은 지금은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축구나 야구 이상의 세계적 실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관객들의 인기가 없는 종목이기도 하다. 

올림픽 메달과 영화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핸드볼 경기를 느닷없이 TV중계도 하는 등 인기도 있었지만, 여자 핸드볼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고 일정기간동안 반짝 시선을 받다가 올림픽 특수가 지나자 우리의 관심에서 잊히는 스포츠 종목이기도 하다. 

우리는 흔히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 말하기도 하는데, 그만큼 스포츠는 의외성(意外性)과 다이내믹(dynamic)한 장면들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적 소재로 각광받을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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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Daum영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은 이처럼 스포츠 영화가 지니고 있는 의외성과 역동성뿐만 아니라 힘겨운 고난을 딛고 일어선 아줌마 노장들의 투혼, 그리고 으레 있을 수 있는 노장과 신참들과의 갈등이라든지, 유럽식 훈련방식으로 바꾸려 하는 신임감독과 기존의 한국식 훈련방식을 고집하는 선수들과의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잔잔한 감동들, 그리고 동료를 배려하는 마음을 통해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등 조그마한 감동을 유발할 수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영화 우생순은 여러 가지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우선 이야기의 초점이 고달픈 인생을 살아가는 아줌마 국가대표선수들의 힘든 사생활을 극복한 휴먼 스토리인지, 아니면 고된 훈련과 역경을 이기고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스포츠를 실화로 한 소위 스포츠 영화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영화 초반부터 사업에 실패해 도망 다니는 남편과 소속팀이 해체되자 어려운 생활형편으로 대형 마트에서 일하게 되자 "내 인생은 왜 이렇게 꼬이기만 하는 거야!" 하는 국가대표 한미숙(문소리), 딸이 있는 이혼녀로서 일본 프로팀 감독으로 있다가 감독대행으로 부임하였으나 그와 러브 스토리가 있는 신임 감독(엄태웅)에게 이혼경력 때문에 감독자리를 내주고 남자 감독이었어도 이혼경력이 문제가 되었을까요?” 하며 항변하는 김혜경(김정은)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또 한사람의 아줌마 노장인 송정란(김지영)은 불임녀이고, 네 명의 노장 중 노처녀인 오수희(조은지)는 맞선보는 자리에서 키만 컸지 별 볼일 없는 여자로 무시당하는 인물로 설정하였다는 점이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이처럼 이 영화가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들의 사생활을 하나같이 성공하지 못한 가정으로 비참하게 그린 것은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실제 그들의 가정이 이처럼 모두가 비참하였다는 것인지, 아니면 영화의 성격상 핸드볼 선수들이 이처럼 어려운 삶을 극적으로 극복하였다는 영화적 전개를 이끌기 위한 설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마냥 답답할 뿐이다. 

한편으로 이 영화에 대한 대부분의 평이 감동적이라는 표현들을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솔직히 무엇이 감동적인지 필자(筆者)는 잘 모르겠다. 영화 정보에 의하면 이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배우들이 많은 고된 훈련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실제 스포츠 영화라 하기에는 리얼리티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솔직히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선수들이 이처럼 험난한 고난을 딛고 은메달을 획득하였다는 것이라고 하기에는 선수촌에서의 고된 훈련모습이 오히려 코믹에 가깝다 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신임 감독과 선수들의 갈등과 우정, 그리고 힘든 훈련과정에서 오는 성취감 등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노장 선수들이 어려운 가정형편을 딛고 일어섰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따라서 이 영화의 핵심인물인 한미숙의 갈등과 고통, 그리고 나머지 아줌마들의 고난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포커스를 맞추어야 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 영화가 스포츠 영화로서 손색이 없으려면 경기장면에서 스포츠만이 느낄 수 있는 박진감과 땀방울을 좀 더 담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감동적이라는 표현이 꼭 눈물을 쏟아내는 것만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 영화의 전개상 오히려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려 했다면, 한미숙의 남편이 음독자살 미수로 위독한 상태에 빠져 있을 때, "나도 포기하지 않을 테니 당신도 포기 하지 마!!" 라는 짤막한 멘트를 남긴 채 공항에서 발길을 돌려 결승전 코트장에 불쑥 나타나기 보다는 그녀가 그토록 힘들었던 그 무언가를 남편에게 전하는 방식을 빌려 관객에게 호소하는 설득력 있는 말들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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