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작업의 정석’은 현실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만화 같은 사랑 이야기지만, 그래서 더욱 더 사랑하는 사람과 부담 없이 웃으며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다.
영화 ‘작업의 정석’은 요즘처럼 지루하고 무더운 장마철이 짜증나거나, 애인과 사소한 일로 다투어 기분이 우울할 때, 또는 무겁거나 진지한 사랑이야기 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영화 한편 보고 싶을 때,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영화의 내용이 너무 황당하여 일회성 웃음으로 평가절하 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이 영화는 사랑을 고민한다거나 사랑의 진실이 어떻고 하는 따위는 일찌감치 포기한 영화이기에 한권의 연애만화를 재미있고 가볍게 본다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즐기며 볼 수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 속 황당한 내용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출장을 핑계로 제주도에서 한지원(손예진)을 만났으나 지원을 짝사랑하는 강성모(박용우)의 장난으로 카드 사고가 나고, 숙소를 구하지 못한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서민준(송일국)은 아버지(노주현)에게 구원을 요청하자 폭우가 쏟아지는 제주도를 파자마 차림으로 경비행기를 타고 달려오는 상황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어느 란제리 파티에서 한지원이 꾸민 서민준에 대한 노예팅 경매가 공교롭게도 민준 친구의 엄마(김애경)에게 낙찰되어 팔려가는 에피소드 등이 황당하게 느껴지지만,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만화 같은 이야기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한편으로는 “옷 다 벗고 엉키고 뒹구는게 섹스의 다가 아니야, 때론 남자가 나를 간절히 원하게 만드는거, 상대의 눈동자나 입술을 슬쩍 훔쳐보는 것만으로도 섹스가 될 수 있는거야.” 라고 말하는 지원(손예진)의 대사 속에서는 육체적 섹스만이 사랑의 전부인양 하는 요즘의 세태를 꼬집기도 한다.
영화 ‘작업의 정석’의 압권(壓卷)은 뭐니 뭐니 해도 손예진의 내숭, 그리고 앙증맞고 애교스러운 연기라 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남자를 발견하였을 때 작업의 정석으로 우선 자신의 차로 살짝 받아주고, 그 다음에 기대이상의 미모로 녹여준 뒤, 마지막으로 눈웃음치며 “어머, 어머, 제가 까~암~짝 놀래서 그만.” 으로 이어지는 3단계 애교에 녹아나지 않는 사내가 없을 정도로 깜찍한 연기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손예진이 출연하였던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슬프고 청순가련의 연기에서 벗어나 일대 변신을 한 애교스럽고 코믹한 연기는 나이트클럽에서 보여준 춤, 그리고 자동차에서 천연덕스럽게 꾸는 방귀 등에서도 느낄 수 있다.
또한, 손예진과 송일국의 캐릭터를 더욱 더 빛나게 한 것은 조금은 오버한 듯한 캐릭터지만 조연으로 등장한 노주현ㆍ박준규ㆍ박용우 등의 연기도 한 몫 한 것 같다.
송일국의 아버지 역을 맡아 ‘사랑스러운 꽃사슴’ 등의 멘트를 날리는 오리지널 작업남 노주현, 손예진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현금을 다발로 갖다 바치는 강원도 촌부 박준규, 손예진을 짝사랑하며 송일국과의 사랑을 끝까지 뒤쫓으며 방해하는 박용우 등은 이 영화 전편에 이르는 만화적 요소의 재미를 더욱 더 살려 주었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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