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줄과 가족의 의미에 대한 휴먼 가족영화, 대가족

 

영화 ‘대가족’은 핏줄을 잇기 위한 할아버지의 애절함과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가 되었다가 스님이 된 아들, 그리고 아들의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 등 핏줄과 가족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휴먼 가족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 ‘대가족’의 화두는 대를 이을 핏줄의 의미와 함께 정자 기증과 관련한 혈연의 문제, 그리고 어머니의 소중함과 남매간의 애틋한 감정 등을 콘셉트로 이어지는 영화인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주제간 충돌로 인해 다소 혼란스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따듯한 가족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수없이 많지만, 정작 정자 기증과 관련한 가족문제를 다룬 영화는 흔치 않은 것도 같다. 이 영화의 화두는 어머니의 소중함과 함께 핏줄로 이어지는 혈연의 애착, 그리고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도 결국 핏줄이고 가족이라는 의미를 말해 주고 있지만, 영화의 마무리는 반드시 그런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영화 ‘대가족’은 6.25전쟁 때 여동생과 함께 남한으로 피난 오다 폭탄으로 동생을 잃고 혈혈단신으로 넘어와 평만옥이라는 만두식당으로 성공하여 수백억 원대 자산가 된 함무옥(김윤석), 어머니가 아파도 돈이 아까워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자 아버지 대신 자신이 치료해 주기 위해 의사가 되었지만 해외 의료봉사 때 어머니의 부고소식을 듣고 돌아와 스님이 된 함문석(이승기), 그리고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라며 평만옥을 찾아온 민국(김시우)과 민선(윤채나)을 보며 세상을 다 가진 듯 좋아하는 할아버지 무옥의 이야기 등으로 이어진다.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은 입적하는 날 큰 스님(이순재)이 문석에게 ‘너희 화두는 어머님이다.’ 라고 한 것과 마지막 ‘아이에게 부모는 우주이다, 부모에게 아이란 신이다.‘에서 보듯, 영화의 큰 주제는 어머니와 함께 대를 이어야 하는 핏줄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한 사람에게서 413번의 정자 기증과 관련해서는 무분별한 정자 기증의 남용을 비판하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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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Daum 영화

 

서울 사직동에서 만두가게 평만옥을 운영하는 함무옥은 6.25전쟁에서 여동생과 남한으로 피난 오다 포탄이 퍼지는 현장에서 동생을 잃고 혈혈단신 남하하여 주변으로부터 짠돌이 소리를 들어가며 수백억 원대의 자산가로 성장한다. 

오늘도 직접 만두를 시식하며 맛을 챙긴 후에 손님을 맞이하는 소문난 만두 맛집이지만, 무옥에게 유일한 외아들 함문석은 자손을 남기지 못하고 절로 출가를 하였기 때문에, 돈은 있지만 대를 잇지 못하게 된 걱정 때문에 오늘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함문석 또한, 아픈 어머니지만 돈을 아까워하는 무옥 때문에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되자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사라지지 않고, 자신이 어머니를 지키겠다며 의사가 되었지만 케나에서의 해외의료봉사 때 어머니의 부고소식을 듣게 되자, 귀국과 더불어 완강하게 거부하는 아버지를 뒤로 하고 제삿날에는 참석하는 조건으로 결국 스님이 되어 출가하여 큰스님으로부터 ‘모든 중생이 나의 어머니였다.’는 화두로 귀의(歸依)하게 된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어느 날, 민국과 민선이라는 두 아이가 평만옥을 찾아 와 아빠를 찾아왔다고 하자 무옥은 뛸 듯이 기뻐하며, BBS에서 ‘백양사 주지와의 시청자 대화’ 생방송 중이던 문석에게 전화하여 너의 아이들이 집에 왔으니 빨리 오라고 한다. 

민국과 민선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삼촌에게 맡겨졌는데, 삼촌은 키울 능력이 없으니 태어난 병원에서 친부모를 알아보라고 하자, 민국은 함문석의 정자 기증으로 태어났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고 말한다. 

우여곡절 끝에 문석은 정자 기증 사실을 알게 되고 아들임을 인정하자 문옥은 기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민국과는 달리 민선은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가 아니지만 같이 있게 해 달라며 할아버지에게 애원하자, 평양에서 월남할 때 자신의 죽은 여동생을 생각하며 당연히 두 명 모두 돌볼 것이라고 안심시킨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모옥은 손자를 얻은 기쁨에 평만옥에서 잔치를 벌이고, 소주 한 모금도 못 마시는 그였지만 손자 손녀가 따라주는 소주 두 잔에 정신을 잃고 병원에 입원까지 하게 된다. 

수녀원에서는 정식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려면 친자확인을 먼저 받아야 인계할 수 있다고 하며 이들을 수녀원으로 다시 데리고 간다. 만옥은 문석이가 출가하는 날 잘라 놓은 머리카락과 아이들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유전자검사를 의뢰하게 되고, 돌아오는 길 버스에서 ‘오빠하고 나하고 ~~ ’ ‘오빠생각’ 노래가 흘러나온다. 

사족(蛇足)

우리나라에서 정자 기증이 법적으로 불법인지 적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또한 난임 부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 영화에서처럼 413번의 정자 기증을 무분별하게 시술하였다면 이로 인해 남남으로 만났지만 남매끼리 결혼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생각 할 수 있으며, 실제 넷플릭스에 ‘그 남자에겐 천명의 자식이 있다’ 라는 정자 기증과 관련 다큐가 있는 것을 보면 그 심각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