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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뒷맛이 개운치 않은 영화, 악마를 보았다

by kangdante 2022.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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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토막살인 사건을 접하다 보면 인간의 잔혹한 본성을 보는 것 같아 섬뜩하기도 하는데, 영화에서도 토막 살인을 소재로 한 영화가 제법 많다. 

범죄스릴러 영화 중에서도 시체를 토막 내는 등 유혈이 낭자하고 잔혹한 장면이 많은 영화를 우리는 흔히 하드 고어(Hard gore) 영화라고 하며, 우리나라의 본격적인 하드 고어 스릴러 영화라면 비닐에 싸인 채 발견된 토막살인 사건을 다룬 1999년도의 텔미 썸딩(Tell Me Something)’이 먼저 생각난다. 

이후, ‘추격자이태원 살인사건아저씨등 수 없이 많은 하드 고어 스릴러영화가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하기도 하였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라 할 수 있는 소위 사이코패스(Psychopathy)에게 처참하게 살해당한 약혼녀의 복수를 위해, 인간망종(人間亡種)을 방불케 하는 참혹한 굿판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유독 잔인하고 참혹한 장면들이 많은 것 같으며, 영화를 보다보면 평범한 사람도 악에 받치면 내면에 감춰져 있던 잔인함이 더 강렬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한 것 같다.  

국정원의 수현(이병헌)은 약혼녀 주연(오산하)이 외딴 지방도로에서 머리를 잘린 채 참혹하게 살해당한 것을 보고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살인자에 대한 차가운 복수를 다짐하면서 처음부터 잔인한 영화임을 예고한다. 

“니가 한대로 똑같이 되돌려줄게” 

수현은 경찰의 용의자로 지목된 네 사람을 경찰보다 먼저 찾아 하나둘 제거하며 드디어 범인 경철(최민식)과 마주치게 되면서, 이들의 쫓고 쫓기는 잔혹한 복수가 시작된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느낀 필자의 개인적 의문이라면, 받은 고통만큼 되돌려 준다는 복수의 의미가 왜 그의 배속에 추적장치까지 집어넣어가며 어렵게 추적하면서 괴롭혀야 하는 설정인가 하는 점이다. 

그를 풀어놓음으로서 제2 3의 강간살인을 유발하도록 하여 가중범으로 복수하는 것이 처음 의도한 복수가 아니라면, 풀어놓기 보다는 마지막 장면처럼 가두어놓고도 얼마든지 당한 만큼 복수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그저 영화적 재미를 이어가기 위한 줄거리일 뿐이다. 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마지막 반전(反轉)이라는 설정에서도 설사약을 복용하여 추적장치를 제거하며 거꾸로 자수라는 복수(?)를 선언하자 낭패해 하는 수현을 보면서, 이걸 반전(反轉)이라고 생각했다면 이것은 반전이라는 설정을 위한 억지 반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히려 영화적 스릴과 재미를 위한 것이라면, 차라리 감금하여 처절한 복수를 하고 있는 중에 영화에 나오는 또 다른 사이코패스 동료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하고, 또 끝까지 추적하여 받은 만큼 고통을 준다면 더욱더 스릴이 넘치는 장면들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또한, 사이코패스의 강간살인은 쉽게 이해가 될 수 있는 설정이지만 그가 왜 시신을 토막 내어 버려야 하는가에 대해, 그의 심리적 상황에 대한 묘사가 있었다면 좀 더 공감이 가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 생각도 든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이 영화의 전반적인 아쉬운 점은 과()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것을 잊고 있는 것 같다.

영화 속 대부분의 칼부림이나 액션 신이 그러하지만, 두 사람의 혈투로 인해 경철은 쇠파이프로 머리를 마구 맞아 머리에서 피가 튀어나올 정도로 난도질을 당하였음에도 다음날 멀쩡하게 도주를 하는 장면(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을 것이다)과 칼로 발목을 관통하며 찔렀는데도 목발 하나 없이 기브스만으로 멀쩡하게 걷는 장면(최소한 수개월은 목발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에서는 아무리 만화 같은 영화로 그냥 봐주기에는 지나친 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런 장면들은 그저 영화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가볍게 넘길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저렇게 쇠파이프로 머리를 때려도 멀쩡하다면 모방폭력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은 그저 필자의 기우(杞憂)이기를 바랄 뿐이다. 

한편으로 약혼녀가 살해당한 창고 현장에 도착한 수현이 창고에 도착하자마자 하수구 깊숙한 곳에 빠져있는 그녀의 반지를 마치 숨겨놓았던 반지를 찾는 듯 천연덕스럽게 찾아내는 장면에서는 분명 <육백만불의 사나이>가 아닌가 하는 황당함이 느껴진다. 

“기억해 둬.. 점점 끔직해 질꺼야..”

“재미있네.. 어디 한번 해 보지 뭐..” 

두 사람의 대사에서 보듯 앞으로 무언가 긴장감 넘치는 두뇌게임이 펼쳐질 듯 하지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때리고 죽이고 토막 내는 장면들로 인해 액션장면에 대한 스릴이나 긴장감보다는 잔혹함이 무감각으로 다가와 오히려 관객들은 영화로의 몰입을 방해받는 것 같기도 하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이 영화는 잔인한 살인과 복수를 주제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는 영화 아저씨와 비교가 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두 영화 모두 복수를 위해 처절한 폭력과 살인을 다룬 영화지만, 통쾌한 뒷맛을 느꼈던 아저씨와는 달리 이 영화는 웬지 개운치 않은 뒷맛을 갖게 하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오싹 돋는 광기어린 최민식의 연기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짐승에게 복수하려고 사람이 짐승이 될 수 없지 않느냐라는 대사가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사족(蛇足)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보다는, 영화를 통해 잔혹한 장면만을 보여주기 위해 시종일관하는 것 같아 너무 아쉽다. 

아버지에 대해 그토록 싸늘하던 아들이 마지막 목이 잘리며 죽어간 아비의 모습을 보며 슬피 울부짖는 것을 보니, 아마도 수년 후 경철의 아들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수현을 찾아 뜨거운 복수를 하게 되는 <악마를 보았다 시즌2>가 십여년이 지난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복수는 복수를 낳고 사이코패스의 피는 속일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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