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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남북합작영화로 착각하기 쉬운 영화, 웰컴투 동막골

by kangdante 2022.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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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개월동안 북한에서는 얼마 전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비롯하여 연일 미사일 발사를 하며 한국에 대한 무력도발을 진행 중에 있으며, 그 비용만으로도 수천억원에 달한다고 하니 놀라움과 함께 한편으로는 북한주민이 안쓰럽기도 하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종전선언만 하면 한반도에 평화가 올 것이라는 망상에 서로 잡혀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위험한 적은 북한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현실이고 사실이다. 

북한 정권은 미워도 북한민은 동족이라는 어설픈 감성에 사로잡혀 북한을 두둔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으며,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북한을 미화(美化)하는 사례가 제법 있는 것 같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주인공은 물론 북한군들 마져 착하고 순수한 사람으로 표현하고 심지어 북한 고위 권력자도 착한 심성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는 한국미국북한의 대통령 캐릭터를 통해 친북반미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표현하기도 하였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역시 남북합작영화로 착각하기 쉬울 만큼 북한군(인민군)을 미화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으며, 영화 개봉 당시 남북 문화교류을 위해 북한 평양 시사회 및 남북 공동 시사회를 계획했었다는 뉴스를 보았지만 후속 뉴스를 보지 못해 성사여부는 알 수 없다. 

남북한의 교류는 지금까지의 남북관계에서 보아오듯 정치적 이해타산을 따질 수밖에 없는 정치적경제적 교류보다는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문화적 교류가 앞서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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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Daum영화

 

그런 측면에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북한을 적대시하는 것보다는 우호적으로 표현하는 것 까지는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 역시 형평성과 함께 상호주의에 입각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을 보다 보면 남북 합작영화이거나 북한에서 만든 영화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가 북한에서 만든 영화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북한군(인민군)을 우호적으로 표현한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역사 속에서 북한인민군을 괴뢰군이라 부르며 늑대 얼굴을 한 흉악한 인물로 그려왔던 1960~70년대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영화가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국군과 인민군의 모습을 탈피하여 이데올로기적 요소를 배제한 채 오로지 인간의 순수한 모습만을 그려 보겠다는 의도로 표현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인민군은 인간적이고 따뜻하며 또한 관대한 인물로 묘사하고 국군은 이기적이고 비인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역사의 진실을 오도(誤導)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은 기우(杞憂)일까? 

 

사진출처 : Daum영화

 

이 영화에서의 인민군은 다양한 모습으로 순수하고 인간적인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인민군 중대장 리수화(정재영)가 패잔병이 되어 도망가는 도중에 일행 중 부상병을 사살하고 가자는 부하의 제의를 매몰차게 거절한다든지, 동막골 아낙과의 애틋한 사랑 눈빛이 그렇다. 또한 동막골을 구하기 위해 폭격지점을 거짓 유도하기 위해 한판 승부를 하기 위한 지휘권을 국군인 표현철 소위(신하균)에게 양보하는 이유도 너무나 배려 깊은 모습이다. 

또한, 정신 이상자이면서 순수의 상징으로 나오는 여일(강혜정)을 사랑하는 것도 인민군이며, 국군이 형님이라 부르며 따를 정도로 부드럽고 따뜻한 이웃집 형님처럼 묘사하고 있는 것도 인민군(임하룡)이다. 이와 같이 인민군은 한결 같이 인간적이고 따뜻하며 감성적인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사진출처 : Daum영화

 

반면에, 국군에 대한 묘사는 이런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묘사보다는 국가에 저항하며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표현철(신하균) 소위는 상부의 한강폭파 명령을 거부한 탈영병 소대장이며(수류탄이 떨어졌을 때 가슴으로 덮치는 살신성인 희생정신은 있지만), 또 다른 국군은 전쟁만 안났어도 종로를 휘저으며 폼 나게 살았을 것이라며 불평만 하며, 연합군의 동막골 폭격을 피하기 위해 위장 진지를 구축하자는 제의를 왜 우리가 목숨을 걸어야 하느냐며 혼자서만 거부하는 나약하고 이기적인 국군이다. 또한, 동막골 폭격을 위해 정찰병으로 고공 침투한 연합군(실질적으로는 국군)은 너희 중 인민군이 누구냐며 촌장의 머리채를 잡고 피투성이가 되도록 땅에 얼굴을 쳐 박는 등 비인간적이고 잔인하게 묘사하고 있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6·25전쟁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강원도 어느 두메산골 동막골에 찾아온 국군 탈영병인민군 패잔병추락한 미군 조종사와 동막골 주민과의 사랑, 그리고 이들 간의 화해와 인간애를 그린 영화라 할 수 있다. 

 

사진출처 : Daum영화

 

6.25전쟁이 한창이던 때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하여 패잔병이 된 인민군 리수화 일행은 나비의 인도에 따라 동막골로 오게 되고, 연합군 병사 스미스(스티브 테슐러)도 나비의 인도에 따라 동막골에 추락하고, 한강폭파 명령에 불복하여 탈영한 표현철 소위 역시 자살직전 이를 말린 의무병과 함께 나비의 인도로 동막골에 들어서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결국 국군인민군연합군이 동막골에 모이게 되고 동막골 마을 사람들을 사이에 두고 이들은 서로 대치 상태에 들어간다. 

이들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날이 꼬박 새도록 긴장된 대치를 하였지만 수류탄이나 총의 위험성을 알지 못하는 순박한 동막골 사람들에게는 이들 무기가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다. 동막골 사람에게 눈을 부릅뜨고 총을 겨누며 "손들어!" 라고 외쳐도 "두 손을 다 들어요?.. 뭐 어케 하래요?" 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다. 

 

사진출처 : Daum영화

 

밤새 잠도 못자고 대치한 탓으로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수류탄을 손에서 떨어뜨리고, 표현철 소위가 수류탄을 가슴으로 덮쳤지만 수류탄은 불발이 되고 만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식량창고로 던져진 불발수류탄이 폭발함으로써 옥수수를 팝콘으로 만들며 하늘을 온통 팝콘 눈으로 만드는 장관을 연출하게 된다. 

이 후에도 이들은 시종일관 긴장이 흐르는 상황이지만 동막골 주민에게는 이제 더 이상 이들이 이방인이 아니며, 이런 긴장되고 살벌한 대치 분위기를 희화적(戱畵的)으로 만들어 가는 인물이 바로 여일(강혜정)이다. 쟈들하고 친구나?.” 

화해의 고비마다 영화 중 볼거리라 할 수 있는 나비를 날게 한다거나, 팝콘 눈을 내리게 한다는 등 영화를 신비롭게 표현할 수 있는 영상은 여일이라는 인물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느 날 멧돼지가 마을을 공격하고 이들은 힘을 합쳐 보기 좋고 멧돼지를 처치하고 그날 밤 오랜만에 고기 맛을 찾아 하나둘 뒷동산에 모이게 되고 멧돼지 바비큐를 서로에게 건넨다. 이제 이들은 적이 아니며 식량창고가 채워지면 마을을 떠나자는 생각으로 그들은 마을 사람들을 도와 일을 시작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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