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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일탈을 꿈꾸다 인생을 망치는 영화, 쏜다

by kangdante 2023.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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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투캅스공조등이나 할리우드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언터쳐블등에서처럼 두 명의 남자 주인공이 이야기의 주류를 이루는 소위 버디무비(buddy movie)가 흥행에 성공하며 유행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비공식작전등도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 쏜다역시 전형적인 버디무비라 할 수 있으며, 세상을 성실하고 모범적으로만 살아온 사회모범생인 구청 공무원 박만수(감우성)와 병든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도둑질을 한 다음 이를 위장하기 위해 경범죄로 잡혀 들어가는 수법으로 전과 15범이 되어버린 인생 낙오자 양철곤(김수로)이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의기투합하여 하루 밤 일탈(逸脫)을 꿈꾸다 끝내는 인생의 파국을 맞이한다는 영화이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이 영화를 보노라면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한번쯤은 벗어나고 싶은 도시 소시민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주며 신선한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영화 곳곳에서 보여주는 작위적인 설정과 과장된 이야기 전개로 인해 2% 부족함은 이 영화의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아니었을까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꿈꾸어 왔던 일탈이 각종 금지간판을 부순다든지, 도시 분수대 안에서 마음껏 놀아 본다든지, 자동차 운전 규정 속도를 무시한다든지, 또는 자동차 속도측정기를 권총으로 파괴해 버린다든지 하는 것들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어차피 영화의 속성상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그려내기 위해서는 조금은 오버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하면서 한발자국 뒤로 물러나 감상한다면 그런대로 재미있게 보아줄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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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Daum영화

 

이 영화의 볼거리 중 백미는 역시 혼잡한 서울시내 밤거리를 질주하며 벌이는 카레이스라 할 수 있다. 서울타워남대문광화문대로 등을 질주하며 벌이는 목숨을 건 카레이스는 손에 땀을 지게 하는 스릴과 함께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운 서울야경을 보여준다. 

특히, 드넓은 12차선 도로 한복판에서의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가 꿈꾸는 일탈의 종지부를 한 장면으로 표현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영화 쏜다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과장된 이야기 설정을 먼저 꼽을 수 있다. 두 남자 주인공 자체를 사회적응에 실패한 캐릭터로 표현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는가는 모르겠지만, 그 출발점은 개인적 문제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마다 사회적 모순을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사진출처 : Daum영화

 

두 주인공의 추락이 개인적인 문제보다는 뜬금없는 공무원 사회의 부조리로 돌린다던지, 부패한 정치권력에 의해 야기되었다는 식이 그렇다. 

이로 인해 파출소에서 난동(공무집행방해죄)을 부리는 자는 방관하고, 그보다 훨씬 죄질이 가벼운 훈방정도의 노상방뇨 경범죄에 대해서는 위협을 가하며 지나칠 정도로 파출소에 계속 대기시키는 등 첫 단추부터 억지 전개로 이야기를 풀어가려는 스스로의 함정에 빠져들고 만다. 

이러한 비현실적인 설정은 모범적 남편을 어느 날 갑자기 함께 사는 게 재미없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을 요구한다는 설정이라든지, 신분보장이 어느 직업보다 철저한 구청 공무원을 융통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삼아 퇴출한다는 설정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사진출처 : Daum영화

 

특히, 부패 정치인 심평섭(장항선)에게 도시 한복판 공연장에서 잠옷 바람으로 참회의 연설을 하게하는 설정이라든지, 노상방뇨로 시작된 경범죄를 386세대 운운하며 사회 체제를 위협하는 불온세력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무리 양보해도 억지에 가까운 만화적 상상이 아닐 수 없다. 

한편, 박만수의 일탈 한계가 너무 버거웠음을 의식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또 다른 파트너 양철곤의 범죄 동기가 홀어머니에 대한 효심이라는 눈물샘을 끄집어냄으로써 관객으로부터 인간적 공감대와 동정심을 유발해 보기도 한다. 

 

사진출처 : Daum영화

 

허허실실 웃으며 인생을 달관한 듯한 양철곤의 웃음 뒤에는 그의 가족과 자신들의 삶을 망가뜨린 아버지 친구인 부패 정치인 심평섭에 의한 배신과 분노가 있기 때문이며, 결국 심평섭과 우연히 재회했을 때 분에 못 이겨 어머니가 쓰러진다는 설정이 그렇다. 

마지막으로, “열심히 살아온 당신!! 오늘 하루만은 내 맘대로!!” 라는 영화 쏜다의 포스터 문구처럼 지겨운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도시 소시민에게 무언가 대리만족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아침부터 시작하여 마지막 최후의 순간까지 하루 종일 걱정과 긴장으로 일관하다 끝내는 인생 파국으로 끝나 버린 것이 아쉽다면 아쉽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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