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의 문화와 역사의 이해를 돕는 박물관으로, 왕실 유물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보존과 복원을 통해 다양하고 시의성 있는 왕실 문화를 전시하고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지난 2023. 12. 7(목)부터 오는 2024. 1. 7(일)까지 ‘세밀가귀(細密可貴)의 방-나전 국화넝쿨무늬 상자’ 특별전시를 하고 있다.
나전칠기 국화넝쿨무늬 상자는 전형적인 고려 나전칠기 제작기법인 목심저피법(木心紵皮法)으로 만들어졌으며, 뚜껑 윗면과 몸체 각 네 면에 자개와 금속선으로 반복되는 국화꽃과 넝쿨무늬를 빽빽하고 섬세하게 장식하였다.
목심저피법은 나무판으로 전체적인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베나 모시 등의 직물을 붙이고 작은 자개 조각과 금속선 등을 장식하는 기법이며, 옻칠 솜씨 또한 빼어나 고려 나전공예 전성기 작품으로 부족함이 없다고 한다.
나전 국화넝쿨무늬 상자는 고려 나전 경함류보다 전체적인 크기가 작고 뚜껑이 완전히 분류되는 구조이며, 기존에 알려진 고려 나전공예품과는 다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 상자는 문화재청의 면밀한 조사를 거쳐 2023년에 환수되어 우리의 품으로 돌아온 귀중한 문화유산이며 고려 사람들의 다양한 미의식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나전칠기는 자개로 무늬를 장식하고 옻칠을 한 공예품으로 우리나라에서 웇칠은 기원전 3세기경부터 시작되었으며, 이후 중국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하였다고 한다.
옻칠기법은 고려시대에 이르러 고려 고유의 미감을 잘 담아낸 나전칠기로 명성을 얻게 되었으며, 고려의 나전칠기는 대모(거북 등껍질)와 나전(전복, 소라껍데기)을 함께 사용하다가 점차 나전 위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국립고궁박물관 1층 메인 홀에 전시되어있는 어차(御車)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황제(純宗皇帝)와 순정효황후(純貞孝皇后)의 자동차라고 한다.
두 어차는 국내에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자동차이며, 순종황제 어차는 미국의 GM사가 제작한 1918년식 캐딜락 리무진이며, 순정효황후 어차는 자동차의 형태나 장식이 유려하며 영국 다임러(DAIMLER)사가 제작한 1914년식 리무진이라고 한다.
순종황제(純宗皇帝) 어차(御車)는 미국 GM사가 1918년에 제작한 길이 478.8cm 폭 175.8cm 높이 210.0cm의 배기량 5153cc 8기통 V엔진이 장착되었으며, 차 문이 4개인 7인승 캐딜락 리무진이다.
차체(車體)는 목제에 옻(漆)칠을 하여 진한 밤색을 띠며 황실 문장(紋章)인 이화문(李花紋)을 금도금으로 장식하고, 내부는 금색 비단과 고급 카펫으로 치장하였으며, 의자는 자유롭게 접거나 펼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전체적인 형태가 마차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어 초기 자동차 모델의 특징을 보여준다.
두 어차 모두 운전자석과 승객석의 공간이 격벽으로 분리되어 있고 지붕이 막혀있는 고급 리무진이며, 이러한 디자인은 차체가 무거워 1910년대 당시 기술력으로는 엔진의 성능이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따라서 일반에게는 주로 오픈형 차가 보급되었고, 전체가 목조로 구성된 폐쇄형 디자인은 일부 계층을 위해 특별주문 제작된 경우라고 한다.
어차의 복원 당시에는 부품분실ㆍ자연부식 등으로 인해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하며, 따라서 경비지원 및 기술지원을 약속한 현대자동차회사와 영국의 고(古)자동차 복원전문업체의 협업을 통해 지금의 어차를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어차 복원은 서양기술에 기반하여 우리의 전통 기술도 녹아 있으며, 실내를 장식하는 비단은 동양의 직조형태를 띠고 있어 당시의 실크내장재를 완벽 재현해 놓았다고 한다.
순정효황후(純貞孝皇后) 어차(御車)는 영국의 다임러(DAIMLER)사가 제작한 7인승 리무진으로, 20마력의 4기통 엔진에 배기량 3,309cc이며 연식은 1914년경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순종황제 어차보다 크기가 작으나 자동차의 형태나 장식이 순종 어차에 비해 더욱 유려하며, 차체는 목재이며 외부도장은 옻(漆)칠로 되어 있다.
차문에는 대한제국 황실의 문장(紋章)인 황금색 이화문(李花紋) 장식을 붙였고, 내부는 황금색 비단과 고급 카펫으로 치장되어 있으며, 운전석 뒤편 의자를 접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순종황제 어차와 같다.
어차는 국내에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자동차라고 하며, 순종황제 어차와 함께 자동차 발달사는 물론 우리나라 자동차의 역사 및 황실의 생활상 등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사자료라고 한다.
1876년 강화도 조약이후 조선에 새로운 서양문물이 유입되면서 이동수단도 변화가 일어나 서양식 마차ㆍ자전거ㆍ인력거 등 새로운 탈것들이 전통적인 이동수단을 대체하게 된다.
개화정책을 펼친 고종은 서양식 마차를 왕실에 도입하였고 이후 어마차는 가마를 대체하는 왕실의 주요 이동수단이 되었다. 이와 같은 사실은 고종의 국장과 순종의 서북순행 등 공식행사에서 어마차를 타는 왕실가족의 모습에서 확인된다.
어마차에 이어 어차가 국내에 도입된 시기가 고종대로 추정되며 이후 순종에 이어 많은 왕족들이 자동차를 즐겨 탔으며 점차 민간에도 영업용 자동차가 생기는 등 자동차가 대중교통으로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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