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2) 특별전

 

서울 용산구 용산동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지난 2023. 12. 22(금)부터 오는 2024. 4. 14(일)까지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를 특별 전시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시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전시로, 21세기 들어 새로이 조사된 파니기리(Phanigiri) 유적의 출토품을 포함하여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남인도 불교미술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라고 한다. 

 

기원전 2세기 후반 우타르프라데시 바르후트 발견, 사리함을 옮기는 코끼리

 

코끼리 한 마리가 머리 위에 상자를 얹고 싱긋 웃으며 걸어가는 이 유물은 석가모니의 사리를 모시는 스투파를 장식하던 조각으로, 인도 남쪽으로 사리가 넘어올 때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코끼리는 힌두교 신 ‘인드라’가 타고 다니던 동물이었으며 왕과 귀족처럼 높은 신분의 사람만 탈 수 있었다. 

 

기원전 2세기 후반경 우타르프라데시 마투라 발견, 코끼리를 탄 사람들

 

마하라슈트라 콜라푸르에서 발견된 물병

 

특별전시는 아마라바티ㆍ나가르주나콘다ㆍ파니기리 등 기원전 2세기~기원후 4세기 남인도 지역 불교미술품으로 끓어오르듯 뜨겁고 활기찬 나라 인도 남쪽에서 온 생명력 넘치는 신들의 미술과 석가모니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불교는 기원전 5세기에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맥 아래에서 태어난 석가모니의 가르침에서 시작되어 수백 년에 걸쳐 데칸 고원을 넘어 남인도로 전해졌으며, 석가모니의 고향과는 기후도 풍습도 다른 그곳에서 불교는 생명력 넘치는 신들과 마주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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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인도인들은 생명이 태어나서 죽는 삶이 한번 만이 아니라 믿었으며, 북인도 히말라야산맥 아래에서 태어난 석가모니도 깨달음을 얻은 이번 생 이전에 셀 수 없이 많은 인생을 되풀이하며 공덕을 쌓았다고 한다.

 

그의 인생 이야기는 석가모니의 사리와 함께 풍부한 상상력이 더해져 다양한 이야기 속 장면들이 수많은 스투파를 장식하면서 남인도에의 이야기 숲이 펼쳐졌다.

 

2세기경 마하라슈트라 콜라푸르에서 발견된 코끼리를 탄 사람들

 

큐피드를 장식한 손잡이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을 장식한 원반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콜라푸르에서 1945년에 작은 청동 조각 37개가 한꺼번에 발견되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인도에서 만들어졌지만 1세기 무렵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기원전부터 홍해를 건너 유럽과 활발히 무역을 하였으며, 인도의 풍요로운 자연환경에서 만들어진 향신로는 유럽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코끼리의 아름다운 상아 역시 유럽인들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치품이었다고 한다.

 

로마에서 제작한 포세이돈 상

 

불교 후원자의 초상

 

성지는 종교가 처음 시작된 곳이나 중요한 일이 일어난 곳을 말하며, 이 초상은 불교 성지 중 하나인 사르나트에서 발견된 남자의 얼굴이다.

 

이 초상은 석가모니도 왕도 아닌 순례객의 얼굴이며, 일반인의 초상을 만드는 전통은 서아시아와 유럽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코끼리와 사자가 있는 귀걸이

 

유럽에서 수입한 헬레니즘 스타일의 옷깃 장식 메달

 

전차에서 활을 쏘는 궁수가 있는 메달

 

기원전 3~2세기 여인의 상

 

기원전 1세기 마디아프라데시 소나리 발견, 사리를 담았던 귀한 단지

 

기원전 240~200년경 피프라와 스투파 출토 사리

 

피프라와 사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898년이며, 피프라와 영지의 관리인 이었던 윌리엄 페페가 석가모니 탄생지 룸비니의 위치가 밝혀진 사실에 고무되어 자신의 영지 내의 둔덕을 발굴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 놀랍게도 둔덕 한 가운데서 마우리아 시대 브라흐미 문자로 ‘부처의 유골’이라 적힌 사리호가 들어있는 석함을 발견하였다고 하며, 이어진 발굴에서 이곳이 석가모니가 성장한 카필라바스투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기원전 1세기에 만들어진 기본이 아름다운 스투파

 

이 조각은 스투파의 기본구조를 보여주는 것으로 스투파는 무덤처럼 돔을 높이 쌓아 올리고 주변에 벽을 둘러 장식하며, 돔의 가장 윗부분에는 햇빛 가리개를 세운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도형인 네모와 동그라미로 이루어진 단순한 모형이며 아름다우면서도 대지에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단단한 기운이 전해진다.

 

머리가 세 개 달린 '나가' 뱀 두 마리가 스투파를 지키고 있는 석가모니의 사리를 담은 스투파

 

머리가 다섯 개 달린 '나가'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뱀이 지키는 스투파

 

손대고 싶은 스투파

 

석가모니의 상징을 담은 스투파

 

석가모니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는 스투파에는 꽃으로 장식한 줄이 스투파를 휘감고 있으며 스투파 위로 나무가 자라고 스투파 앞쪽에는 말 1마리가 보인다.

 

왼쪽에는 무리수 나무 밑의 빈 대좌가 있고 오른쪽에는 작은 스투파가 하나 더 새겨져 있으며, 작은 스투파 안에는 송곳니 같은 것이 있는데 이는 석가모니의 치아 사리를 의미한다고 한다.

 

산치 스투파 스케치

 

영국의 알렉산더 커닝햄은 19세기 영국의 인도 고대 불교유적 조사에 큰 업적을 남긴 사람으로, 지금처럼 사진을 찍을 수 없었을 당시 스케치를 통해 산치와 바르후트 등 인도의 대표적인 스투파 유적을 조사하였다.

 

전시된 그림은 커닝햄과 함께 산치 스투파 조사에 참여했던 메이지의 스케치 중 일부이며, 그의 스케치는 제임스 퍼거슨의 저서 ‘나무와 뱀 숭배’에도 사용되어 남인도 불교미술 연구의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