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 능내리에 위치한 실학박물관은 실학관련 유물과 자료를 수집ㆍ보존하며,
이를 연구ㆍ전시하고 있는 ‘실학’을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박물관이라고 한다.
‘실학(實學)’은 조선 후기의 개혁적ㆍ실천적 학풍을 가리키며 공리공론이 아닌 실용적 지식에 관심이 있었으며
교조적 이념이 아닌 실사구시를 추구하였으며
도덕만 외치지 않고 민생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을 강구하였던 학문이다.
실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한중지식인들의 국경을 뛰어 넘는 우정을 주제로 한
실학박물관 특별기획전 ‘연경의 우정’을 전시하였다.
이번 특별기획전 ‘연경의 우정’은 조선 후기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진
한중 지식인들 간의 현실 인식과 우정을 통한 문화적 소통을 배움으로써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21세기 동아시아의 상생과 화해를 도모하고자 기획하였다고 한다.
1766년 연경 유리창에서 만난 담헌 홍대용과 엄성의 국경을 넘은 우정을 시작으로
초정 박제가와 추사 김정희 등으로 이어진 한중 지식인들 간에 형성된 문예 교류는
동아시아 학술사에 큰 의미를 지닌 역사적 사건이었다고 한다.
한 나라 안에서도 편지를 주고받는 일이 어려웠던 조선시대에
이역만리 떨어진 외국의 벗과 사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으며,
중국 연경 유리창에서 만난 한중 지식인들은 말은 통하지 않아도 필담으로 연결되었다고 한다.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인접해 있어 오랜 시간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매우 가까운 사이였으며,
한중 외교사에서 18~19세기는 한중 지식인간의 교류가 절정을 이루었던 시기였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1부 ‘만남의 공간, 연경 유리창’을 시작으로 2부 ‘홍대용과 엄성의 천애지기’, 3부 ‘북학파, 중국에 알려지다’,
4부 ‘한류의 선봉, 초정 박제가’, 5부 ‘추사 김정희, 60일의 여정과 학술 외교’,
6부 ‘19세기 청조 문인과 조선’ 등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만남의 공간, 연경 유리창’에서는 중국에 간 실학자들이
연경 유리창에서 만난 중국 문인들과 나누었던 필담을 소개하고 있다.
청나라 수도 연경(燕京, 현재의 북경)의 유리창 거리는
고서점가로 중국문화 수입과 한중 지식인 교유가 이루어지던 명소였으며, 한중 지식인의 만남은 짧았지만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서로의 편지와 그림을 보내 그리움과 존경을 표현하였다.
2부 ‘홍대용과 엄성의 천애지기’에서는 1766년 연행단의 일원으로 연경에 갔던 33살의 젊은 홍대용이
그해 2월 초 35살의 엄성과 그 친구들을 연경 유리창에서 처음 만나
필담을 나누며 서로 끌리어 죽을 때까지 천애지기의 우정을 나눈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3부 ‘북학파, 중국에 알려지다’에서는
18세기 조선 최고의 시짓기 모임이었던 백탑시사 문인들로 구성된 사가시인(四家詩人)의 시가 중국사절단으로 방문한
유금을 통해 중국에까지 널리 알려져 높은 평가를 받은 내용을 중점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4부 ‘한류의 선봉, 초정 박제가’에서는 한중 지식인 네트워크의 정점에 섰던
초정(楚亭) 박제가(朴齊家)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10년간 무려 4번이나 중국에 간 박제가는 기윤ㆍ옹방강ㆍ완원과 같은 청나라 학계의 일급 지식인들을 비롯하여
180명이 넘는 청나라 명사들과 교유하며 우정을 이어나갔다고 한다.
5부 ‘추사 김정희, 60일의 여정과 학술 외교’에서는 당대 최고의 대학자였던 옹방강과 완원을 만나
이후 지속된 교류를 통해 명실상부 ‘청조학(淸朝學) 연구의 제일인자’로 거듭난 박제가의 인적 네트워크가
19세기 추사 김정희와 신위ㆍ이상적 등으로 이어져 금석학 등 학술 교류로까지 확장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6부 ‘19세기 청조 문인과 조선’에서는 19세기 청나라 문인들과 조선 지식인 간에 주고받은 글과 그림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된 한중 문화 교류의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보는 전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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