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샴’은 그동안 우리나라와 허리우드 공포영화 일색에서 벗어나 모처럼 태국의 공포영화라는 점에서 흥미와 함께 새로운 느낌을 주었지만, 충격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밋밋하고 단순한 이야기 구성으로 기대이상의 수준은 아니었다.
이 영화는 샴(siam)이라는 이름이 태국의 옛 이름 시암(siam)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며, 태국은 샴쌍둥이가 처음 태어난 나라이고 또한 가장 빈번하게 태어나기도 하는 나라이기에 샴쌍둥이에 대한 공포라는 특이한 소재가 흥미롭다 하겠다.
이러한 샴쌍둥이는 태아상태에서 죽거나 죽은 채로 태어나는 대부분이며, 고작 1%만이 분리수술에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영화 ‘샴’은 태어날 때부터 비극을 안고 살 수밖에 없는 샴쌍둥이라는 비극적 소재답게 샴쌍둥이 자매에 대한 사랑과 죄책감, 그리고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로 시작된다.
샴쌍둥이로 태어난 핌과 플로이(마샤 왓타나파니크)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어릴 적부터 영원히 함께 하기로 약속하고 서로를 의지하고 위로하며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지만, 몸은 붙어있지만 서로가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과 언제나 함께 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이들 소녀에게도 사랑은 찾아오고 한 사람밖에 사랑할 수 없는 현실에서 자매 사이에는 질투와 집착, 그리고 갈등이 싹트기 시작한다. 결국 이들은 분리수술을 감행하지만 수술도중 플로이는 죽고 핌만이 살아남는다. 이후 완벽한 숙녀가 되어 행복한 생활을 누리고 있던 핌에게 죽었던 플로이의 원혼(冤魂)이 나타나 그녀를 악몽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간다.
영화 초반부에 어설픈 한국대사로 영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혹시 한ㆍ태 합작영화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져 보기도 하였지만 합작영화는 아니었다. 한편으론 태국영화에 한국이 주요 배경 중 하나라든지, 대사에 은연중으로 한국의 의술(醫術)을 높이 평가하는 장면, 그리고 가끔씩 서투르지만 한국어 대사가 나온다는 것은 영화 내용을 떠나 흥미롭다 할 수 있겠다.
영화 ‘샴’의 재미는 역시 반전을 비롯하여 긴박감을 더해주는 색다른 배경음악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중반부에 분리수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나, 그녀의 남편 위(윗타야 와수크라이파이샨)에게 “그거 알아? 플로이도 너를 사랑했어.” 라는 대사에서 관객에게 반전의 암시를 하면서 영화의 마지막 반전으로 밋밋하기만 하던 전개에 새로운 활력을 주며 순식간에 생기를 되찾게 되기도 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반전 후 소심하고 온순하기만 하던 그녀가 갑자기 지나치리만큼 악녀로 돌변하는 것이라든지, 스산한 음악과 함께 흉측한 모습의 플로이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공포감 이외에는 별로 공포스럽지 못하다는 점, 그리고 아무리 쌍둥이라 하지만 안경 착용여부로 두 사람이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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