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동에 위치한 한국만화박물관은 우리나라 만화의 역사와 관련된 전시물을 시대별로 전시하고 있으며,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도록 추억의 만화방 골목 등을 재현하여 놓았다.
한국만화박물관은 3층의 상설전시관을 비롯하여 만화영화상영관ㆍ만화도서관ㆍ기획전시실ㆍ입체상영관ㆍ만화체험존ㆍ웹툰전시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근대만화는 신문이라는 종이매체와 함께 시작되며 1909년 대한민보(大韓民報)에 실린 이도영의 목판인쇄만화(삽화)를 근대적 만화의 시작으로 보며, 가장 대표적으로는 오늘날 4칸 만화형식을 보여주는 의우도(작가미상)를 떠올릴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가 이도영은 일제의 주권침탈 행위에 저항한 날카로운 풍자로 민족정신을 일깨우는 작품들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1919년 3.1독립운동으로 이어진 유화국면(宥和局面)을 맞이하여 조선일보ㆍ동아일보가 창간되는 등 다양한 신문들이 줄을 이었으며, 이를 통해 세태풍자만화나 오락문화가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193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조선총독부를 한반도를 침략전쟁의 전초기지로 만들고 모든 신문ㆍ잡지를 폐간시켰으며 이로 인해 연재만화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1945년 해방과 함께 여러 매체가 복간ㆍ창간되었으며 창작의 열기는 다양한 장르의 만화들로 분출하였으며 시사만화ㆍ어린이만화가 인기를 끌었다.
만화문화는 6.25전쟁으로 인해 크게 쇠퇴하기도 하였으며, 1950년대 이후 등장한 만화방은 1960년대 중반에 날마다 수백개의 만화방이 생겨나는 등 만화의 폭발적 성장이 있었다.
한창 성장하던 만화는 6.25전쟁으로 인해 크게 쇠퇴하였으나 그 와중에도 얇은 페이지의 만화가 피난지인 부산ㆍ대구에서 나오기 시작하였으며 전쟁의 이데올로기 홍보수단인 삐라제작에도 많이 활용되었다.
전쟁은 끝났으나 그 여파로 궁핍한 시대는 이어졌으며, 이 시기 만화는 사람들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게 해 줬던 귀한 물건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화를 살 돈이 없어 빌려봐야 했고 만화를 빌려주는 사람도 가게가 없어 길이나 공원에 만화를 깔아놓고 장사를 해야 했다.
우리나라 만화가게가 대중화된 것은 1950년대 후반부터이며 변변한 놀거리도 공공도서관도 드문 60~70년대엔 동네만화가게가 아이들에게 유일한 문화공간이고 꿈의 공간이었다.
만화가게는 만화만 보는 것이 아니라 텔레비전이 귀중한 재산목록이던 그 무렵에는 만화가게 주인집의 요술상자 텔레비전을 보는 것도 큰 문화행사였다.
본격적인 산업화 시대로 접어든 1970년대에는 대중잡지의 부흥을 만들어 내었으며, 1960년대 만화방을 탈피하여 다양한 만화장르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
선데이서울ㆍ일간스포츠에 연재된 성인만화들은 산업역군으로서 고된 노동에 지친 어른들의 휴식처가 되는 오락문화가 되었으며, 소년중앙ㆍ어깨동무ㆍ새소년 등을 통해 다양한 명랑만화가 창작되었다.
1970년대에는 대중잡지와 함께 만화의 다양한 장르가 생겨나고 1980년대에는 경제적 성장이 만든 만화 황금기였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초고속으로 발전한 인터넷 환경을 기반으로 웹툰이라는 새로운 만화형식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1980년대는 경제적으로는 고도성장을 이루어 내었으나 정치ㆍ사회적으로는 암울한 시대로, 이러한 양면성은 만화문화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스포츠만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편으로는 1980년대는 정치탄압에 대항하여 민주화운동이 일어났으며, 이에 관련한 사회비판적 만화들이 쏟아져 나와 큰 호응을 받기도 하였다.
전반적으로 사회적 안정기로 접어든 1990년대의 만화계는 질적ㆍ양적으로 급성장하며 대중문화의 콘텐츠로 자리잡는 만화의 황금기를 맞이하였으며 한편으로 매스 미디어의 발전으로 만화는 드라마ㆍ영화ㆍ게임 등 대중문화 콘텐츠의 고부가가치 소스로서 인정받기 시작하였다.
시사만화는 정치권력과 민감한 사회적 사안에 대해 직접적으로 풍자하고 비판하는 장르이며, 주로 신문ㆍ잡지 등 시사적 매체에 실리며, 한 칸 또는 네 칸 만화형식을 이용한다.
시사만화가들은 때때로 정치권력과의 갈등으로 인해 벌금ㆍ연행ㆍ가택연금ㆍ퇴사 등의 필화사건(筆禍事件)을 당하기도 하였으며, 고바우영감ㆍ왈순아지매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초기의 웹툰은 1990년대 말부터 등장하여 200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한국의 웹툰시장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만화코너 등을 중심으로 더욱 성장하였으며 새로운 신인작가들이 데뷔하였다.
웹툰은 현재 한국만화를 대표하는 가장 강력한 주류이며, 출판을 넘어 영상ㆍ광고ㆍ디자인ㆍ캐릭터 등 2차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만화박물관에는 특히, 60년대 추억의 만화 캐릭터인 라이파이ㆍ제비기 등을 비롯해 최근의 다양한 캐릭터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어 그 때의 추억을 되살리게 한다.
만화 '라이파이'는 김산호 작가에 의해 1959년에 처음 발표된 작품으로 'ㄹ' 자 두건을 두른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가 '제비기'를 타고 악당을 물리치는 내용으로, 요즘의 슈퍼맨이나 배트맨과 비슷한 내용이었으며 열광적인 애독자가 많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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