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국립민속박물관은 우리 민족 고유의 민속문화를 전승하고 미래를 창출하는 박물관으로,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1에서는 지난 2024. 10. 23(수)부터 오는 2025. 3. 3(월)까지 ‘꼭두와 상여, 상장의례를 통해 나타나는 죽음’에 대한 인식을 재조명하는 ‘꼭두’를 특별전시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기증 특별전 ‘꼭두’의 전시자료는 동숭아트센터에서 기증한 ‘꼭두’ 250여 점이며, 전시내용은 ‘1부 낯섦, 마주하다’, ‘2부 이별, 받아들이다’, ‘3부 여행, 떠나보내다’, ‘에필로그 꼭두와 떠나는 여행 또 다른 이야기 꼭두와 함께한 삶, 꼭두 엄마’ 등으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사람과 생명체는 모두 죽으며, 죽음은 영겁(永劫)의 세월 동안 살아남은 자들에게 낯을 가렸으며, 그래서 죽음은 늘 낯설다.
죽음이란 미지의 곳으로 떠나는 여행의 시작이라고 말하며, 죽음을 바라보는 산 자들의 마음은 비통하지만 그 여행길을 같이 할 수는 없고 떠나야 하는 사람에게 길동무를 붙여줄 뿐이며 대책 없는 그 길의 유일한 친구가 바로 꼭두이다.
이번 기증 특별전시는 태어날 때는 산파(産婆)가 받고 부모님이 이끌어 주듯 이승의 숨이 끝나고, 저승의 숨을 쉬기 시작하는 순간, 받아주고, 이끌어 주는 존재 ‘꼭두’를 소개하는 전시라고 한다.
선조들은 ‘죽는다’란 말을 ‘돌아가셨다’라는 말로 표현했으며, 우리가 죽어서 갈 곳은 결국 우리가 온 곳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각양각색의 꼭두와 함께 우리 영혼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행길을 행진하면서, 한국인의 전통 세계관과 문화유산으로 변신한 전시자료를 통해 삶과 죽음을 생각해보는 전시가 될 것이다.
가족의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은 죽은 이가 되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초혼(招魂)’을 행하며, 망자(亡者)가 평소에 즐겨 입던 옷을 가지고 지붕에 올라 망자의 이름을 부르며 이미 떠나버린 혼(魂)을 불러 보는 것이다.
살아 있는 이들은 낯선 이별을 받아들여야 하며, 또한 망자가 편안하게 저승에 이를 수 있도록 그를 위한 의례를 준비한다.
죽음을 맞이한 사람은 친숙한 이승을 벗어나 저승으로 떠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해야 하며, 이때 시종(侍從) 꼭두가 망자를 맞이한다.
시종 꼭두는 낯선 곳에서 두려워하는 망자(亡者)의 시중을 들며, 저승으로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다. 신선(神仙)과 선녀(仙女), 부처와 승려, 무당 등 다양한 모습의 꼭두도 망자를 위로한다.
살아 있는 사람들은 죽은 사람을 떠나보내며, 그가 저승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의례를 행한다.
이승의 한(恨)과 부정(不淨)을 씻어내고 온전하게 저승에 이르도록 하는 씻김굿이 그중 하나이며, 씻김굿은 망자(亡者)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에게도 위안을 준다.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살아 있는 이가 슬픔을 느끼듯이 죽음을 맞이한 사람 또한 아픔을 겪는 것이며, 이승의 인연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는 안타까움과 낯선 곳에 혼자 남겨진 두려움이다.
이때 광대 꼭두가 망자(亡者)를 위로하며 여러 가지 재주를 부리며 놀이판을 열기도 하고, 장구ㆍ북ㆍ피리를 연주하며 망자의 마음을 안정시켜준다.
살아 있는 사람들은 망자(亡者)와 이별하기 위해 장례를 치른다. 장례는 이승의 집으로부터 망자를 떠나보내기 위한 것으로 육신(肉身)을 땅에 묻고 신주(神主)를 사당에 모시는 과정이다.
망자는 저승으로 가기 위해 화려한 상여(喪輿)를 타고 이승에서 머물렀던 집과 마을을 돌며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망자를 떠나보내는 사람들은 이별을 아쉬워하며 망자의 명복(冥福)을 빌고, 저승에서 그가 영원히 살기를 기원하며 상여소리를 부른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호위(護衛) 꼭두는 바로 이 여정에 동행하며 망자(亡者)를 저승으로 안내하고 위험으로부터 지켜준다.
망자가 타고 가는 상여를 호위하기 위해 말이나 호랑이, 혹은 영수(靈獸)를 타고 나쁜 액(厄)으로부터 망자를 지키기 위해 험상궂은 표정으로 무기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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