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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제한된 공간 속에서의 연쇄살인 스릴러영화, 극락도 살인사건

by kangdante 2023.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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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공간 속에서 연쇄살인에 의해 하나 둘 옆 사람들이 죽어가고, 범인 또한 살아있는 그들 가운데 하나라는 공포심을 유발하다 마지막 반전을 통해 사건이 해결되는 설정은 흔히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의 추리소설에서 많이 사용되는 기법이라 할 수 있다.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과 우리나라 사극(史劇) 추리영화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던 혈의 누를 흉내 낸 현대판 추리 스릴러 영화라 할 수 있으며, ‘혈의 누보다는 2% 부족함은 어쩔 수 없지만 당초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와 스릴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이기는 하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우리나라에서의 미스터리 추리영화는 다소 취약한 장르이기는 하지만, 내용면에서나 흥행에서 성공한 올드보이를 비롯하여 혈의 누그리고 범죄의 재구성등에서 보듯, 이제 한국 추리영화도 제법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보이며 영화적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할 수 있다.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의 재미는 사회로부터 격리되어있는 섬 주민 모두를 살인 용의자 선상에 올려놓고, “이장이 들여놓지 말아야 할 것을 들여 놨다라는 이상한 쪽지만을 복선(伏線)으로 깔아놓음으로써 영화 내내 범인의 윤곽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흥미와 스릴을 관객에게 유도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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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Daum영화

 

화투판에서 첫 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단순 자살이라며 사건 자체를 축소하려는 보건소장 제우성(박해일)과 논리 정연한 추리로 타살이라고 주장하는 초등학교 여선생 장귀남(박솔미)의 논쟁에서 관람자의 상상은 시작된다. 

또한, 행동 자체는 어수룩하지만 이상한 쪽지를 보관하고 있는 등 무언가 비밀을 지니고 있는 듯한 냄새를 풍기는 학교 소사 한춘배(성지루)와 과거 화투판에서 손가락을 잃었던 전력과 쪽지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이장(최주봉) 등이 그렇다. 

그리고, 과거의 행적이 수상스러운 용봉거사(김병춘)와 한순간에 자식과 재산 모두를 잃어버려 원한에 의한 복수가 아닐까 의심이 가는 김노인(김인문) 등 어느 누구도 살인자의 용의선상에서 제외시킬 수 없는 설정에서 관람자의 상상력은 고조되어 간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이처럼 등장인물의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극락도(極樂島) 주민 모두가 나름대로 살인 용의자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위장하여 관객을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에서 아쉬운 점으로는 정작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 영화로서의 흡인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다 

최초 화투판에서의 살인에 이어 연쇄살인이 이어지고 이상한 내용이 적힌 쪽지를 던져놓고 사건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긴장감을 유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관객의 마음을 졸이게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운 긴박감이나 스릴이 없다

 

사진출처 : Daum영화

 

화투판에서 일어난 최초의 살인이후 일어난 일련의 살인들에 대해, 범인이 누구이며 왜 살해당했을까 하며 관객들이 나름대로 범인을 상상하며 긴장감이 고조되도록 하여야 함에도, 이야기의 전개를 광기(狂氣)에 의한 우연인지 원한에 의한 필연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우발적 살인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미스터리 추리영화보다는 호러 영화적인 인상을 준다는 점이다. 

이는 첫 번째 살인과 이후 살인에 대한 연결고리를 스스로 끊음으로써 이야기를 꿰맞춘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마지막에 그 동안의 살인사건들이 특정인에 의해 계획된 살인이 아니라 명예욕에 사로잡힌 한 의사의 신약(新藥) 부작용인 광기(狂氣)에 의해 우발적 살인으로 귀결시키며, 느닷없이 신약개발에 집착하고 있는 한 의사의 헛된 욕망을 경고하는 사회고발 영화가 된 것은 아닌지 아쉽다.

 

사진출처 : Daum영화

 

이러한 메시지는 미스터리 살인에 대한 김을 빼버림으로서 누가? ? 무엇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을까? 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관객을 배신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든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인어공주에서는 순박한 총각으로, ‘괴물에서는 멋진 액션 연기를 선보였던 박해일이 이번엔 비밀을 간직한 보건소 의사 역할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성지루와 최주봉 등 개성 있는 조연 연기가 영화의 흐름을 살려 주었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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